신흥국과 따로 가는 베트남

동화가치 절상 위해 시장개입
금리 올리고 달러 풀기 나서
베트남 정부는 자국 통화인 동화의 가치 하락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미 달러화를 시중에 푸는 개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은행들이 동화에 대한 예금금리를 올리도록 했다. 예금금리를 올리면 동화 수요를 늘려 가치 하락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동화 가치는 지난달 암시장에서 7%가량 떨어졌다. 이 때문에 수입되는 각종 물품과 원자재값이 급등했다. 베트남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66%로 두 자릿수에 육박했다. 상당수 기업들은 베트남 동화의 추가 평가절하를 예상하고 달러를 사재기하고 있다.

고정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베트남은 지난해 말부터 세 차례에 걸쳐 동화 가치를 평가절하했다. 지난해 11월엔 5.4%,지난 2월엔 3.4%,8월엔 2.1% 내렸다. 현재 동 · 달러 공식환율은 달러당 1만8932동이다. 동화는 베트남외환시장에서 공식환율 기준으로 ±3% 범위에서 움직일 수 있다. 그러나 하노이 암시장에선 달러당 2만650~2만850동 선에서 거래된다. 레 득 투이 베트남 금융감독위원장은 "정부가 내년 2월까지는 동화 가치를 추가 절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필요시 중앙은행이 개입할 것"이라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매달 수억 달러씩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을 써서 시장에 개입한다는 것이다. 투이 위원장은 "외환보유액이 최고였던 230억달러엔 못 미치지만 여전히 시장개입을 하기엔 충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에선 베트남의 외환보유액을 100억달러로 추정한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시중 은행들의 예금금리도 높였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