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서울 정상회의 D-5] 11일 韓美, 韓中, 美中 정상회담 '빅 데이'…환율전쟁 분수령

일정 어떻게 잡혔나

李대통령, 9개國 정상과 회담…2차 양적완화·북핵 문제도 논의
加ㆍ獨 총리와 의제조율 통화

코뮈니케는 12일 오후 4시 발표…초안에 비밀번호 붙여 전송
재무차관 8일부터 실무협상
이명박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 앞서 미국 중국 등 9개국 정상들과 개별 회담을 갖고 정상회의 최대 현안인 환율 문제를 포함한 주요 의제의 최종 조율에 들어간다. 각국 대표들은 오는 12일 발표될 코뮈니케(공동선언문)를 만들기 위한 실무 접촉에 들어갔다.

◆G2와 양자회담으로 '환율 담판'5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0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와 각각 회담을 갖는다. 11일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을 잇달아 만난다. 12일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이 예정돼 있다.

11일 열리는 한 · 미,한 · 중 정상회담이 가장 주목된다.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조치에 대해 중국 등 신흥국이 반발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적극 중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G2(미 · 중) 정상회담도 잡혀 있어 환율 분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핵 문제도 집중 협의한다.

이 대통령은 미 · 중 간 환율 분쟁을 비판해 온 룰라 대통령과도 이날 양자회담을 갖는다. 앞서 이 대통령은 10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도 면담한다. 이날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서는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조는 물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러시아의 협력을 구할 계획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중 인천시는 과거 러 · 일전쟁 당시 인천 앞바다에서 전투를 치르다 자폭한 바락호(號)를 러시아에 대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과 간 나오토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13~14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간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일제 강점기 일본이 수탈해 간 조선왕실의궤 등의 도서를 반환하겠다고 밝힐 가능성이 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말했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의제 조율 및 성공 개최를 위한 협조 당부를 위해 4일 캐머런 총리,룰라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데 이어 5일 오전에도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메르켈 총리,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통화했다. ◆공동선언문 어떻게 만들어지나

서울 정상회의 결과를 담는 코뮈니케는 12일 오후 4시 발표된다. 각국 대표들은 벌써부터 치열한 물밑협상에 들어갔다. 자국에 조금이라도 유리한 내용을 담기 위해서다.

의장국인 한국은 이번 주 중 공동선언문 초안을 만들어 각국에 보낼 예정이다. 초안은 보안 유지를 위해 의제별로 잘라 비밀번호를 붙여 각 회원국에 보내진다. 특히 민감한 의제와 관련된 초안은 맨 나중에 전달된다. 각국은 초안에 대해 코멘트를 붙여 이번 주말까지 우리 정부에 되돌려보낸다. G20 재무차관과 셰르파들은 다음 주 월요일인 8일 아침 서울 코엑스에 모여 초안을 놓고 3박4일간 긴 토론에 돌입한다. 경제 관련 의제는 재무차관들이,무역과 에너지개발 반부패 등은 셰르파들이 담당한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초안의 문구를 다듬는 작업이 주로 이뤄지는데 때로는 회원국 간 이해가 엇갈릴 수 있는 구체적인 단어 선택을 놓고도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무차관 및 셰르파들은 밤샘작업을 거쳐 잠정 초안을 11일 아침까지 완료한다. 곧이어 G20 재무장관들이 모여 잠정 초안을 손질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도 역시 치열한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장관들이 손질한 선언문 초안은 이날 각국 정상들한테 넘겨지고,정상들은 이 초안을 갖고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업무만찬에서 토론을 벌인다. 업무만찬이 끝나면 재무차관과 셰르파들이 다시 모인다. 정상 토론 결과를 기초로 선언문을 다시 손질하기 위해서다.

G20 관계자는 "이때가 최종 코뮈니케의 개략적인 틀이 잡히는 클라이맥스"라며 "재무차관들은 다음 날 새벽까지 밤을 새우며 손질을 거듭해 최종안의 윤곽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종안은 초안에서 거의 대부분이 바뀐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정상들은 이를 토대로 12일 추가 토론을 벌여 최종 선언문을 완성하고 이 대통령은 오후 4시 코엑스 1층 기자회견장에서 발표한다.

홍영식/정종태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