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FTA 이틀째 실무협의] 협상내용 중간 발표도 없이 "노 코멘트"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실무협의 이틀째인 5일 외교통상부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외교부 통상교섭본부 직원들에게 함구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통상교섭본부 고위 관계자는 "협의에 대해 분위기 등 한마디도 해 줄 수 없는 입장"이라며 "입을 꼭 닫고 있으라는 얘기를 듣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도 "얘기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협의와 관련해 아무런 코멘트도 못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고위 관계자들은 전화 통화조차 되지 않았다. 침묵으로 일관한 것은 미국 측 협상단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웬디 커틀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도 오전 9시30분께 협상단과 함께 외교부 청사로 들어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눈인사만 했을 뿐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커틀러 대표보는 오전 협의를 마치고 외교부 청사를 나가면서도 입을 꼭 다물었다.

오전 협상에는 한 · 미 FTA 협상 담당인 최석영 FTA교섭대표,이태호 FTA정책국장,박태영 FTA이행과장 등 외교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외에 일부 FTA 관련 국장 및 과장도 협상장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협상에서는 주로 실무진 중심의 협상이 계속됐다. 쟁점인 자동차와 쇠고기 문제의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와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에선 쟁점에 대한 부처별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수석대표가 한동안 자리를 비운 채 실무협상이 진행됐다. 커틀러 대표보는 오전 11시30분께 점심식사를 위해 회의장을 일찍 빠져나간 뒤 오후 3시30분께까지 들어오지 않았다. 최 대표도 같은 시간까지 회의장에 들어가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실무협의 직후 통상장관회담이 예정돼 있어 통상장관회담이 끝나기 전까지 한 · 미 FTA 관련 협의에 대한 중간 발표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며 "실무협의를 6일에도 한 차례 더 갖고 쟁점들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