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주택기금 전세대출 되레 줄어든 까닭

전셋값은 계속 오르는데 주택기금 전세대출 실적은 작년보다 오히려 줄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 중순까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6.3% 올라 2006년 7.6% 상승 이후 가장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 들어 9월까지 주택기금 전세대출 실적은 3조4906억원으로 작년보다 485억원 줄었다. 월별로는 1,7월만 제외하고 작년보다 적었다. 8,9월 전세대출은 지난해 7043억원이었으나 올해는 5591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국민 우리 신한 기업 하나 농협 등 시중은행 6곳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작년 말 1조1348억원이었으나 올 들어 지난달 19일까지 1조9000억원을 넘었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전세자금 대출이 61억원이었으나 매달 늘어나 지난달 대출잔액이 363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주택기금 전세대출 잔액은 연말에 한 차례만 집계하기 때문에 시중은행 대출잔액과 주택기금의 월별 대출실적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신규 대출실적이 작년보다 줄었으니 잔액도 증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기금 전세대출이 부진한 데 대해 자격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근로자 · 서민 전세대출 요건인 연 소득 3000만원 이하,대출신청일 현재 세대원 전원 6개월 이상 무주택자 등을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 4.5%의 금리는 시중 전세대출 금리 5~6%보다 1%포인트 낮고 대출한도도 6000만원 이하(전세가의 70% 이하 범위 내)로 적지 않아 수요는 충분히 몰릴 수 있지만 자격요건 탓에 발길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소득기준에 수당과 상여금이 포함되지 않는다"며 "연봉제로 소득을 계산하는 사람들은 소득기준을 20% 완화해 주기 때문에 연 소득 3700만원까지로 대상이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지원하는 주택기금인 만큼 소득기준을 추가 완화하기는 곤란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