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서울 정상회의 D-3] G20기간 '내조 외교'도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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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여사, 메뉴 직접 고르고 창덕궁서 한복 패션쇼 기획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오는 11~12일 내조 외교에 나선다.
정상 부인들과 이틀간 세 차례 행사를 통해 한식과 한복 등 한국 전통의 미를 알리는 데 주력하며 '커튼 뒤 한국문화 전도사' 역할을 한다. 정상 부인들은 11일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만찬을 갖고 12일 창덕궁 후원을 방문한 후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오찬을 한다. 김 여사는 두 번 예정된 식사 준비를 위해 요리전문가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몇 차례의 시식을 거쳐 직접 메뉴를 선정하는 등 세심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청와대 측이 7일 전했다. 11일 만찬은 먼거리를 이동해 온 배우자들과 장소(리움미술관)와의 조화 등을 감안해 양식으로 준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손님 맞이에는 겉치레보다 준비하는 사람의 정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며 "리움미술관을 사전 방문해 만찬 시 사용하게 될 의자를 고르는 것부터 의자의 높낮이,테이블 세팅,위치 등을 꼼꼼하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찬 중에는 참석한 각국의 대표적인 곡을 선별,배경음악으로 사용해 배우자들이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기도록 배려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는 오찬 장소로 한옥의 운치 속에서 한식을 즐길 수 있는 가구박물관을 직접 선정했다"며 "우리의 전통 의식주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장소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가구박물관은 한국의 전통 가옥 10여채가 들어서 있으며 2000여점의 전통 목가구를 전시,실제 가구의 쓰임새와 생활방식 체험이 가능한 공간이다. 한식 세계화 지원 차원에서 한식 영문 책자가 선물로 준비됐다. 정상들이 회의장에서 격론을 벌이는 동안 정상 부인들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창덕궁 후원의 낙엽을 밟으며 김 여사가 기획한 한복 패션쇼를 구경한다. 김 여사의 한 측근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한복의 아름다움을 선보이고자 패션쇼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여사는 인도네시아 등 따뜻한 나라에서 오는 배우자들이 추위를 느끼지 않도록 온열 벤치,온열 방석,온풍기,무릎 담요 등을 준비하고 화기 사용을 자제하며 전기자동차를 타고 이동해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재인 창덕궁을 훼손하지 않도록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가운 날씨에 대비해 따뜻한 전통차와 외국인이 선호하는 한과를 준비한 것도 김 여사의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