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LED형광등 이번엔 시판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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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부터 LED(발광다이오드) 형광등 판매를 허용할 계획이라는데,이번엔 믿어도 될까요?"
한국경제신문이 'LED형광등 안전인증 받으면 시판 허용'(본지 11월5일자 A20면 참조)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보낸 다음 날,인천의 LED조명업체 A사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왔다. 이 관계자는 기사대로 정부 계획이 이행될 것인지를 물었다. 목소리엔 못 미더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정부 말을) 워낙 믿기 힘들어서요. LED형광등 표준을 제정해 시판을 허용하겠다고 한 게 1년도 넘었는데 아직도 달라진 게 하나도 없지 않습니까. "더 격한 반응도 있었다. 중소 조명업체 B사 관계자는 "2년 전부터 회사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 LED형광등을 개발해놨는데 아직도 판매를 못하고 있는 게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정부는 작년 초 녹색산업 육성방안의 하나로 LED조명을 적극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에 따라 백열등,가로등,전시조명 등을 대체할 LED조명이 시판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존 형광등을 대체할 LED형광등은 지금까지도 판매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지식경제부 산하 기술표준원을 통해 추진해왔던 LED형광등 표준 제정이 계속 미뤄진 탓이다.
기술표준원은 작년 초부터 서로 다른 방식의 LED형광등 가운데 하나를 정해 KS표준으로 제정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해왔다. 'LED형광등 방식이 여러가지여서 소비자들이 헷갈릴 수 있고,서로 다른 제품을 혼용(混用)할 경우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몇 차례 공청회도 열었다. 하지만 조명업체들마다 서로 자기 방식을 표준으로 제정해야 한다고 요구,단일 KS표준을 만들겠다던 계획은 무산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제표준도 정해지지 않았고 전 세계에 단일 표준을 만든 나라가 없는데 정부와 기술표준원이 의욕만 앞세웠다"며 "제품을 개발해놓고도 판매를 못한 중소 조명업체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기술표준원은 뒤늦게 제조방식이 다른 LED형광등에 대해 개별 안전(KC)인증을 거친 뒤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시판을 허용키로 했다. 이번엔 계획대로 추진할지 두고 볼 일이다.
이태명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chihiro@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이 'LED형광등 안전인증 받으면 시판 허용'(본지 11월5일자 A20면 참조)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보낸 다음 날,인천의 LED조명업체 A사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왔다. 이 관계자는 기사대로 정부 계획이 이행될 것인지를 물었다. 목소리엔 못 미더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정부 말을) 워낙 믿기 힘들어서요. LED형광등 표준을 제정해 시판을 허용하겠다고 한 게 1년도 넘었는데 아직도 달라진 게 하나도 없지 않습니까. "더 격한 반응도 있었다. 중소 조명업체 B사 관계자는 "2년 전부터 회사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 LED형광등을 개발해놨는데 아직도 판매를 못하고 있는 게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정부는 작년 초 녹색산업 육성방안의 하나로 LED조명을 적극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에 따라 백열등,가로등,전시조명 등을 대체할 LED조명이 시판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존 형광등을 대체할 LED형광등은 지금까지도 판매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지식경제부 산하 기술표준원을 통해 추진해왔던 LED형광등 표준 제정이 계속 미뤄진 탓이다.
기술표준원은 작년 초부터 서로 다른 방식의 LED형광등 가운데 하나를 정해 KS표준으로 제정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해왔다. 'LED형광등 방식이 여러가지여서 소비자들이 헷갈릴 수 있고,서로 다른 제품을 혼용(混用)할 경우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몇 차례 공청회도 열었다. 하지만 조명업체들마다 서로 자기 방식을 표준으로 제정해야 한다고 요구,단일 KS표준을 만들겠다던 계획은 무산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제표준도 정해지지 않았고 전 세계에 단일 표준을 만든 나라가 없는데 정부와 기술표준원이 의욕만 앞세웠다"며 "제품을 개발해놓고도 판매를 못한 중소 조명업체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기술표준원은 뒤늦게 제조방식이 다른 LED형광등에 대해 개별 안전(KC)인증을 거친 뒤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시판을 허용키로 했다. 이번엔 계획대로 추진할지 두고 볼 일이다.
이태명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