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통산교섭본부장 "美와 쇠고기 문제는 논의 안했다"

車 안전·연비는 양보 시사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과 관련,"현재까지 쇠고기 문제에 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8일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통상장관 회담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쇠고기 문제는 FTA와 무관하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본부장은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미국 측이 많은 관심을 표명해 온 것이 사실이고 국내 시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미국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같은 언급이 이번 협상에서 쇠고기 문제가 아예 배제된 것인지,미국이 자동차 문제에 협상의 초점을 맞추다 보니 쇠고기 문제를 순서상 뒤로 미룬 것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선 한국의 입장이 워낙 강경해 사실상 협상에서 쇠고기 문제를 제외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본부장은 또 "미국 측은 한국의 자동차 안전기준과 연비 · 온실가스 등 환경 기준에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며 "우리 국민의 안전이나 세계적 관심사인 기후 변화 대응이란 건전한 정책 방향과 과도한 시장 진입 장벽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 사이에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게 과제"라고 밝혔다. 자동차 연비규제와 안전기준에 대해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9일에도 통상장관 회의를 갖는다. 한편 정부는 8일 밤 한 · 미 FTA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전날에 이어 두 번째다. 통상장관 회의 하루 만에 관계장관 회의를 다시 소집함에 따라 협상 타결이 임박했거나 미국이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중대 제안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주용석/서기열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