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소외주의 반란?…"수익률 역전 준비할 때"

코스피지수가 1940선을 재차 넘보고 있는 가운데 IT(정보기술)와 은행, 철강주 등 소외주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증시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함에 따라 그간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종목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진단이다.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2.9% 급등하며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9.9배까지 높아졌다. 이는 지난 2년간 평균 PER인 9.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지수 상승을 억제할 것"이라며 "미 연말 쇼핑 시즌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 밸류에이션(내재가치 대비 주가수준) 멀티플이 낮은 IT업종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간 소외됐던 IT업종을 통해 코스피 밸류에이션 부담을 피해갈 수 있다는 얘기다. IT주는 일본 최대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의 감산 발표와 업황 바닥이 멀지 않았다는 분석까지 제기되며 본격적인 주가 반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올해들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18%포인트 가량 밑돌고 있는 은행주(금융지주 포함)에 대해서도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란 분석이 잇따랐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930선에 진입한 시기부터 그간 소외됐던 은행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며 "지난 3분기 이후 자산 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는데다 대출 성장세도 안정적이어서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은행업종지수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내 선행지수 조정이 내년 1분기초에 마무리 될 것"이라며 "부실채권 관련 대손비용이 올해말까지 일단락되면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회복될 경우 밸류에이션이 빠른 속도로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한화증권은 각 상승장마다 업종별로 수익률이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를 대비한 투자전략을 세울 것을 권고했다.

소위 '주도주'에 의한 상승 이후 다음 상승장에서는 소외주들이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진행될 상승장에서는 현재 흐름이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수익률 역전(Return Reversal)'에 대비해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IT와 금융, 항공, 철강·금속 업종이 시장 중심으로 복귀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