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지지율 추락…'센카쿠'로 잃은 민심, 'FTA'로 만회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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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연안國과 자유무역협정일본 간 나오토 내각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최근 중국과 벌인 영유권 분쟁에서 일방적으로 밀린 인상을 준 것이 인기를 끌어내렸다.
美ㆍ日 관계 복원해 위기 돌파
일본 교도통신이 지난 6~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간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32.7%로 지난달 5~6일 조사(47.6%) 때보다 14.9%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6월 초 간 내각 출범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5~7일 벌인 여론조사에서도 내각 지지율은 35%로 1~3일 조사 때의 53%에서 급락했다. 가장 큰 요인은 중국과 벌인 센카쿠열도 분쟁에서 확실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센카쿠열도에서 일본 순시선과 중국 어선의 충돌 사건을 둘러싼 정부의 대응에 대해 '평가하지 않는다'가 82%로 '평가한다'(9%)는 응답을 압도했다. 또 최근 인터넷에 유출돼 파문을 빚은 충돌 당시 상황을 촬영한 비디오를 정부가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은 83%에 달했다. 교도통신 여론조사에서는 간 내각의 외교를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4%였다.
센카쿠열도 분쟁에서 상처를 입은 간 총리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대외 개방을 강력히 추진해 리더십을 보여주면서 위기를 돌파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간 총리는 태평양 연안국가들의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파트너십(TPP)에 참여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일본은 한국 및 중국과의 FTA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최근 TPP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글로벌 경제협력 분야에서 한국 등에 뒤처진다는 일본 재계의 요청과 중국과의 센카쿠 분쟁을 통해 드러난 대외 · 다자간 협력 강화 필요성에 따른 결정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TPP를 통해 후텐마 공군기지 이전 건으로 다소 소원해진 미 · 일 관계를 과거의 동맹관계로 최대한 복구시켜 대중 견제를 강화한다는 전략적 판단도 들어 있다. TPP는 환태평양지역 10개국이 2011년 11월까지 타결키로 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간 총리는 최근 각료회의에서 "일본이 경제파트너십(EPA)이나 FTA에서 다른 나라들에 뒤처지는 데 위기감을 느낀다"며 "농업 개혁을 진전시키고 (경제를)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 개방 확대는 재계와 화해 무드에 들어간 간 내각의 최근 행보와도 무관치 않다. 일본 최대 기업단체인 게이단렌(經團聯)의 요네쿠라 히로마사(米倉弘昌) 회장은 8일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외상에게 TPP가 가능한 한 빨리 체결되도록 일본 정부가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1개국 회원국 장관들은 10~11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APEC 장관급 회의에서 2013년까지 신규 보호무역 조치를 금지하는 방안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NHK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NHK는 보호무역 조치 금지 방안에는 수출 봉쇄 금지도 포함된다며 중국도 이 방안에 동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PEC 장관들은 또 화물운송에 전자(IC) 태그를 도입해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에도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전했다. APEC 장관급 회의는 이번 주말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앞서 개최되는 것으로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오는 11일 발표할 예정이다.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
◆ 환태평양파트너십(TPP)
trans pacific partnership.2005년 6월 뉴질랜드 칠레 브루나이 싱가포르 간에 체결된 아시아태평양지역 무역협정.아 · 태지역 내 무역협정의 대표 모델로 수립된 이 협정은 2015년까지 회원국 간 관세와 비관세 장벽 철폐를 목표로 한다. 2008년 말 미국 호주 페루 말레이시아가 TPP 참여 의사를 표명했다. 일본과 베트남은 옵서버 지위로 참가해 정식 회원으로 가입하려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