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서울 정상회의 D-2] 서울서 만나는 4명의 '철의 여인' 거침없는 카리스마 통할까

최초 수식어 달고오는 여성 정상
성장ㆍ교육 배경 다르지만 강한 추진력으로 남성 벽 넘어
글로벌 이슈 조정능력 시험대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여성 정상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 세 명이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는 G20 정상회의 공식 정상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과 함께 방한한다.

이들의 성장 배경은 다르지만 남성 중심 정치의 높은 벽을 넘어 최고 권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공통점이 적지 않다. 이들 여성 지도자는 모두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메르켈 총리는 2005년 사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를 꺾고 전후 독일 8대 총리에 올랐다. 그는 독일 역사상 최초,종전 이후 최연소 총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실용주의와 타협정신으로 전후 독일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8년 최악의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유럽의 리더 역할을 하며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길라드 총리도 호주 최초 여성 총리다. 2006년 말 케빈 러드가 이끄는 노동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첫 여성 부총리 겸 교육 · 고용장관이 된 뒤 승승장구,지난 6월 총리로 선출됐다. 변호사로 활동하다 1996년 빅토리아주 야당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최초 선출 여성 대통령이자 세계 최초 부부 대통령 타이틀을 갖고 있다. 변호사로 활동하다 1991년 남편(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이 산타크루스 주지사가 되자 부주지사로 함께 정치를 했다. 2003년 키르치네르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땐 상원 의원으로 남편을 도왔다. 남편상을 치른 뒤 지난 1일 업무에 복귀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 독자적인 국정 운영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 정부는 호세프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오는 11일 환영리셉션과 12일 만찬에 초청했다. 역시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된 그는 1986년부터 2002년까지 포르토 알레그레 시정부와 리우그란데 도 술 주정부에서 재무국장과 에너지부 장관 등을 지냈다. 2001년 노동자당에 입당하면서 룰라 대통령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이들은 또 '철의 여인'으로 불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길라드 총리는 거침없는 화술과 호탕한 성격으로 호주 정가에선 '여장부'로 통한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남미의 대처,남미의 힐러리로 불린다. 중산층 가정의 변호사 출신으로 남편을 대통령으로 만든 뒤 대선에 뛰어든 점이 힐러리 클리턴 미국 국무장관과 비슷하다. 호세프 당선자는 열여섯 여고생 때부터 총을 든 반정부 게릴라였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