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서울 정상회의 D-2] 한국정부 초안 마련…실무진 3박4일 협상 거쳐 12일 새벽 선언문 틀 완성

선언문 작업 어떻게
초안대로 갈 확률은 0%
12일 오후 頂上토론 거쳐 李대통령이 직접 발표
8일 오후 6시30분,서울 코엑스 3층 소회의장에 주요 20개국(G20)에서 온 재무차관들이 속속 도착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보(국제업무관리관)를 비롯해 라엘 브레이나드 미국 재무차관,이가라시 후미히코 일본 재무차관도 모습을 나타냈다. 7시 정각이 되자 신 차관보 주재로 20명의 재무차관들은 서둘러 회의에 들어갔다. 이 자리는 12일 오후 4시 발표할 G20 정상회의 공동선언문 초안을 확정하는 회의로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재무차관 · 셰르파 마라톤 협상 돌입이날 시작된 재무차관 회의는 11일 저녁까지 이어진다. 3박4일의 마라톤 회의다. 민감한 의제는 구체적인 문구 하나 하나에 따라 각국의 이해가 왔다갔다하는 만큼 치열한 조율이 이뤄진다.

G20 서울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논쟁이 뜨겁게 붙은 이슈를 다룰 때는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논의해야 하는 일도 다반사로 생긴다"며 "11일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모든 의제에 대한 초안을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촌각을 다투는 숨가쁜 회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20개국 재무차관들은 대부분 코엑스 주변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이에 앞서 G20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공동선언문 초안을 지난 주말 회원국에 배포,각국 입장을 미리 정리하도록 했다. 20개국 재무차관들은 우리 정부가 만든 초안에 각국 입장을 첨가한 문건을 들고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재무차관 회의와 별도로 각국 셰르파(교섭대표)들은 9일 오전 코엑스에 모여 무역과 에너지개발,반부패 등의 의제를 놓고 역시 선언문에 담길 내용 조율에 들어간다. 이어 정상회의 개막 하루 전인 10일 오후 2시에는 재무차관과 셰르파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종 문안을 가다듬는다. 이 작업은 다음 날 오후 2시까지 쉼없이 진행된다.

◆12일 새벽이 클라이맥스

재무차관과 셰르파들이 만든 선언문 초안은 11일 오후 재무장관 회의에서 손질이 가해진 뒤 각국 정상들한테 전달된다. 정상들은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업무 만찬에서 초안을 토대로 토론을 진행한다. 업무 만찬이 끝나면 9시에 재무차관 및 셰르파들이 다시 모인다. 정상들끼리 오간 내용을 바탕으로 문구 수정 작업을 벌이기 위해서다. 이 회의는 12일 새벽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G20 관계자는 "12일 새벽이 최종 선언문의 틀을 잡는 클라이맥스가 될 것"이라며 "여기서도 합의가 안 된 문구가 있으면 빈칸으로 뒀다가 12일 정상들 간 토론에서 채워 넣는 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협상을 여러 차례 거치다 보면 선언문 초안에서 살아남는 문구가 거의 없어진다"며 "경주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초안에 적힌 문장 중 최종안까지 그대로 살아남은 문장은 한 개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G20 서울 정상회의 의장인 이명박 대통령은 이런 과정을 거쳐 완성한 '서울 선언문'을 12일 오후 4시 코엑스 1층 기자회견장에서 발표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