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Trend] 경영노트‥IBM '비하이브'ㆍ삼성 '홈퍼니 경영' 의 핵심은 직원간 정서적 소통

채준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IBM은 비하이브(beehive)라는 사내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SNS)를 운영한다. IBM 직원들은 이 사이트를 통해 다른 부서는 물론 외국 지사에 있는 직원들과도 친구관계를 맺고 비슷한 관심사나 전문 분야를 주제로 대화한다. 비하이브를 이용하는 IBM 직원은 6만명에 달한다. IBM이 사내 SNS를 운영하는 것은 직원들이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애사심을 높이고,궁극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과거 성과와 효율성 제고에 목적을 뒀던 기업 내 의사소통 방식이 직원들의 감정과 마음까지 고려한 정서적 소통으로 변화하고 있다. 성과 지향적인 소통은 기업의 경쟁력과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유용하지만,동료의식 약화와 사기저하 등 부작용도 크다는 반성에 따른 것이다. 정서적 소통은 상호간의 관계를 중시하는 소통,즉 이해와 배려 등 구성원의 감정과 밀접하게 연관된 소통을 의미한다. 정서적 소통은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여 업무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을 가능케 한다. 정서적 소통은 △직원 간 소통 △직원과 경영진 간 소통 △회사와 직원 가족 간 소통 등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필요하다. 직원 간 정서적 소통은 조직 구성원들이 상호 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때로는 개인적인 고민까지 공유하는 것을 뜻한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일체감과 동료애를 가질 수 있으며,부서 간 갈등이나 직장 내 왕따 등의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직원과 경영진 간 정서적 소통은 비공식적이고 자유로운 대화 채널을 통해 가능하다. 수직적인 위계관계를 넘어 동료의식을 바탕으로 서로의 고충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직원 개개인의 고충을 해결하면 개인의 불만이 집단적 갈등으로 발전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구글은 매주 금요일 저녁 회사 식당에서 최고경영진 중 1명이 반드시 참석해 직원들과 가벼운 음료를 함께 하며 자유롭게 대화하는 'TGIF 제도'를 운영한다. 직원들은 이 자리에서 회사에 대한 건의사항이나 의견을 자유롭게 밝히고 최고경영진은 회사의 현황과 계획을 상세히 설명한다.

회사와 직원 가족 간의 정서적 소통은 회사가 직원들의 자녀 교육이나 가족들의 건강까지 배려함으로써 일과 가정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직원 가족을 배려한 소통은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를 높이고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삼성토탈은 가정과 회사를 결합한 '홈퍼니(hompany) 경영' 개념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삼성토탈은 '사(社)교육이 사(私)교육을 책임진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직원 자녀를 위한 공부방을 운영하고 석 · 박사급 직원들을 활용해 자녀들의 학습을 돕는다. 이 회사 문화센터는 직원 가족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양강좌를 개최한다. '훌륭한 일터(great workplace)' 개념을 창안한 로버트 레버링은 초일류 기업의 공통점으로 신뢰,자부심,재미를 꼽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정서적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서적 소통이 없는 가운데 이뤄지는 성과지향적 소통은 한계를 갖는다. 성과지향적 소통과 정서적 소통의 조화는 안정된 노사관계의 필수요건이며,행복한 일터를 만들고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주춧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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