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2월이면 전기차 시대…잘 팔릴까?

[0730]다음달 예정된 미국내 전기 자동차 시판에 맞춰 비싼 차값과 불편한 충전시스템,낮은 기름값 등이 대중화의 장애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USA투데이는 8일 ‘전기차가 주류를 이루는 시대’라는 기획기사를 통해 “전기차는 자동차 등장 이래 최대의 변화로 평가되고 있지만 충전 문제와 비싼 가격 등 복합적 요인들로 인해 대중화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도했다.닛산자동차는 12월부터 일본 및 미국에서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자동차 ‘리프’를 시판할 예정이다.닛산은 3만2780달러짜리 리프 5인승 해치백의 경우 8시간 충전으로 160㎞ 주행이 가능하며 30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80%가 충전되는 고속 충전도 가능하다고 최근 발표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12월부터 대당 4만1000달러인 ‘시보레 볼트’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볼트는 1회 충전한 배터리로 최고 64㎞까지 달릴 수 있다.배터리 전원이 소진된 후에는 4기통 가솔린 엔진을 통해 전기를 공급해 추가로 480㎞를 운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정부는 석유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 소비 행태를 개선하고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적 자동차인 전기차를 2015년까지 100만대 이상 보급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전기차 구매자에게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하지만 전기차 대중화에는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우선 전기차를 위한 충전소가 충분하지 않다.미 연방 에너지부의 지원 아래 오리건,캘리포니아,워싱턴,뉴멕시코,텍사스,테네시,미시간,플로리다,워싱턴 D.C.의 대도시 주변에서 2000여개의 충전소 설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12월 이전 마무리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현재 정격 전압이 110볼트에서 120볼트인 미국 일반 주택에서 충전할 경우 20시간 이상 소요되는 불편이 있어 6시간에서 8시간에 충전할 수 있는 220볼트로 전압을 올리려면 차고를 개조해야 한다.

USA투데이는 “현재 기름값이 갤런당 3달러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고 향후 2년 동안은 이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전기차를 사야 할 적당한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차 값도 비교적 비싸다.GM 시보레 볼트의 경우 구매자들이 연방정부로터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면 실제 가격은 3만3500달러 수준이지만 동급 일반 자동차보다 40% 이상 비싸다.또 전기차가 미국인들의 통상 출퇴근 거리인 하루 70㎞ 정도는 충분히 운행 가능하지만 장거리 운행의 경우 충전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시장분석기관 JD파워 앤 어소시에이츠는 미 연방정부의 보조금과 각종 세제 혜택에도 불구하고 오는 2020년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가운데 전기자동차 비율이 0.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