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서울 비즈니스 서밋] "증강현실 기술 집중 연구, 스마트폰이 사람 눈ㆍ귀 될 것"

글로벌 CEO 인터뷰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 한국에 유망 벤처기업 많아 벤처펀드 통해 투자 확대…내년 인도 통신시장 주목해야
세계 최대 휴대폰용 칩셋 회사인 퀄컴을 이끌고 있는 폴 제이콥스 회장이 한국 투자 확대 계획을 밝혔다. 앞으로 스마트폰,태블릿PC 시장이 커지면서 칩셋의 진화도 가속화할 것이며 스마트폰이 사람의 '눈과 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기 위해 10일 방한한 제이콥스 회장은 서울 서초동 퀄컴코리아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한국은 퀄컴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이번 방한 기간 중 한국 파트너사들과 만나 미래 정보기술(IT) 시장을 위한 다양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G20 정상회의와 관련,"비즈니스 그룹의 생산성 향상 부문에서 컨비너(의장) 역할을 맡고 있다"며 "모바일 브로드밴드(초고속 인터넷)를 향상시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 각국 정상들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계획도 소개했다. 제이콥스 회장은 "한국 내 벤처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의지를 갖고 있다"며 "벤처펀드를 운영하기 위해 이미 관련 팀을 조직해 적당한 기업을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벤처펀드를 총괄하는 부사장급 조직이 이번 주에도 한국 내 기업들과 논의를 진행한다"며 "한국에는 유망한 기업들이 매우 많다"고 강조했다.

퀄컴은 지난 2월 국내 오디오 프로세서 전문업체인 펄서스테크놀러지에 400만달러를 투자했다. 제이콥스 회장은 "한국에서 벤처펀드를 운영하는 목적 가운데 하나는 유망한 파트너를 발굴해 첨단 단말기에 탑재할 기술을 함께 연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벤처기업에 재무적인 지원을 해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과 함께 판매망 확대도 도와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강현실' 분야와 관련한 전략도 밝혔다. 증강현실은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상품,건물 등에 다양한 부가 정보를 덧씌운 것이다. 예컨대 길거리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화면상에 나타나는 각종 건물,상품 등에 설명을 덧붙여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식이다. 올 초 투자계획 발표와 함께 설립한 퀄컴의 한국 내 연구 · 개발(R&D)센터에서도 관련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제이콥스 회장은 "현재 한국 R&D센터에 박사급 전문인력만 10여명이 있다"며 "단말기(스마트폰)가 더욱 현실적인 제품이 될 수 있도록 첨단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원 R&D센터장은 "예를 들어 식당에서 메뉴판을 카메라로 비추면 이를 다양한 언어로 번역해 곧바로 보여주는 서비스 등을 개발하고 있다"며 "가격 역시 달러로 표시돼 있어도 이를 바로 한화로 바꿔 보여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폰이 주변 소리를 듣고 해당 지역이 길거리인지,지하철인지 등을 감지해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이 사람의 눈과 귀가 되는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퀄컴은 미국 본사에서도 증강현실 관련 기술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제이콥스 회장은 앞으로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통신 인프라가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내년에는 3세대(3G) 네트워크와 관련한 매출의 50% 이상이 개도국에서 나올 것"이라며 "인도와 같은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안정락/사진=양윤모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