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홀딩스, 태양전지 세계최고 효율 달성

19.6%…濠대학과 공동 개발
레이저로 전극 폭 줄여…태양광 흡수량 크게 늘려
태양전지 제조업체 신성홀딩스(회장 이완근 · 사진)가 세계 최고 수준의 광 변환효율을 낼 수 있는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작년 4월부터 1년6개월간 연구 · 개발(R&D)을 추진한 결과 최근 19.6%의 광 변환효율을 갖춘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번 제품은 결정질로 만드는 태양전지와 관련해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태양광 · 재생에너지연구소(UNSW)와 공동으로 개발한 것으로,UNSW로부터 '세계 최고 광 변환효율' 인증을 받았다. 광 변환효율은 태양전지 셀에 들어오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얼마만큼의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다. 예컨대 10% 광 변환효율이라고 하면 100가량의 태양에너지 가운데 10 정도만 전기로 변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국내외 주요 업체들은 17~18%대의 광 변환효율을 갖춘 태양전지를 양산하고 있다. 광 변환효율 18%대 제품을 양산하는 곳은 신성홀딩스와 독일 큐셀,중국 썬텍 등 손에 꼽을 정도다.

R&D 단계에서는 중국 썬텍이 올해 19% 초반대 광 변환효율을 갖춘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나 19% 후반대 광 변환효율을 낼 수 있는 태양전지를 개발하기는 신성홀딩스가 처음이다. 신성홀딩스 관계자는 "태양광 웨이퍼에 전극을 그리는 과정에서 레이저 도핑(laser doping) 방식을 활용한 결과 변환효율을 대폭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레이저 도핑'은 태양전지를 만드는 원판인 웨이퍼에 레이저를 이용해 전극(태양빛을 받아들이는 금속 선)을 그리는 것이다. 이 전극을 얼마나 촘촘히 만드느냐에 따라 태양전지의 효율이 좌우된다.

현재 주요 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는 '스크린 프린팅'(웨이퍼에 사진을 찍듯이 전극을 그리는 기술) 방식으로는 전극 간 폭을 120마이크로 미터(㎛)로 만들 수 있는 데 비해 레이저 도핑을 활용하면 전극 간 폭을 20㎛까지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스크린 프린팅 방식과 비교했을 때 똑같은 크기의 태양전지에 전극 폭을 더 촘촘히 새겨넣을 수 있어 보다 많은 태양에너지를 흡수해 전기로 바꿀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성홀딩스 관계자는 "레이저 도핑 방식을 이용하면 이론상으로는 21% 이상의 광 변환효율을 갖춘 고효율 전지도 만들 수 있다"며 "레이저 도핑 기술이 아직까지 연구 · 개발 단계이지만 조만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성홀딩스는 내년 중 충북 증평의 생산라인에서 이 기술을 상용화해 태양전지를 양산할 계획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 광 변환효율

태양전지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척도다. 사각형의 얇은 판 형태로 된 태양전지 표면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 중 얼마만큼을 전기로 바꿔낼 수 있는지를 백분율(%)로 표시한다. 올 들어 18%대까지 낼 수 있는 태양전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