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C&그룹, 계열사에 배임 지시"

임회장 연루여부 수사 이뤄질 듯

C&그룹 계열사 경영진들이 그룹 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배임 행위를 지시받은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확인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은 지난해 9월 C&상선을 상대로 주주인 수산업협동조합과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이 낸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배임과정이 드러났다.

수산업협동조합은 재판 과정에서 C&상선이 서울선박금융에 대해 △선박 수리비 9억원을 대신 부담하게 하고 △9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대신 사게 하고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자 C&상선 지분을 매수하도록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이를 근거로 "C&상선은 이사 추가 선임을 안건으로 하는 서울선박금융의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C&상선이 이사 후보자 3인을 추천한 이유는 서울선박금융 대표이사를 C&상선 측 인사로 바꾸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산업협동조합 등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검찰이 지난 9일 임병석 회장을 기소하면서 이 같은 내용은 포함하지 않아 향후 수사에서 임 회장의 연루 여부를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이중희)는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계열사 지분을 헐값에 취득해 수십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올린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