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유진, 실권주 떠안아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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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로 지분 21%…처분 애로동부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코스닥 영상보안 장비업체 에이프로테크놀로지의 유상증자를 주관했다가 대규모 실권주를 떠안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총 7794만주(21.42%)에 달하는 실권주 처분이 쉽지 않아 자칫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동부증권은 10일 에이프로테크놀로지 지분 4676만주(12.96%)를 취득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에이프로테크놀로지가 진행한 2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에서 청약이 되지 않은 실권주 7794만주의 60%를 인수한 것이다. 실권주 40%인 3118만주(8.46%)는 공동 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이 인수했다. 두 증권사는 에이프로테크놀로지와 증자 청약이 미달할 경우 물량을 6 대 4로 나눠 인수하는 총액인수 방식의 주관 계약을 맺어 각각 정해진 비율로 실권주를 떠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수가격은 신주 발행가격인 주당 100원으로 총 77억9400만원이다.
실권주를 포함한 신주는 오는 16일 상장될 예정이다. 동부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상장과 함께 실권주를 팔 수 있지만 전체 지분의 21.42%에 달해 시장에서 팔기가 수월치 않은 상황이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시장에서 팔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블록딜(대량매매)로 파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블록딜 공매도 등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매각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에이프로테크놀로지 주가는 4.27% 떨어진 112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실권주 물량이 너무 많아 소화 과정에서 해당 증권사들의 투자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