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서울 정상회의 11일 개막] 러 가스 年 100억㎥ 이상 공급 합의…기업인 체류기간 연장ㆍ비자 간소화

한·러 정상회담

러 "나로호 3차 발사 적극 협조"
통신·그린에너지 등 교류 확대
러 EEZ서 한국 어선 조업 보호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 것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들과 릴레이 양자회담을 시작했다. 이대통령은 이날 한ㆍ러 정상회담, 기자회견, 만찬 이외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면담, 한ㆍ호주정상회담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한ㆍ러 정상회담은 경제협력 강화를 통한 양국 간 실리 외교에 초점을 맞췄다. 통신금융 에너지 녹색성장 원자력 인프라 농업 등 경제 뿐만 아니라 인적 교류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을 다지는계기가 됐다.

◆러시아 기초과학 배울 기회양측은 유ㆍ가스전 공동 개발, 러시아 광물자원 개발, 러시아산 천연가스 한국 공급및 러시아 지역의 전력망 현대화 분야에서 양국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2008년 9월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을 통해 2015년부터 30년간 러시아산 PNG(파이프라인 천연가스)를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다만 공급 방식과 관련,남북 관계가 냉각되면서 이 같은 방식이 힘들어져 양국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수송선을 통해 액화천연가스(LNG)나 압축천연가스(CNG)를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방한한 알렉세이 밀러 가즈프롬 사장은 "육로를 통한 가스 공급도 고려 중"이라고 말해 여지는 남겨 뒀다.

두 정상은 또 통신,금융,혁신ㆍ응용 기술 상용화,녹색성장 및 에너지절약을 비롯한 환경보호 분야를 중점 협력 분야로 지정했다. 정보기술(IT), 나노, 바이오, 극지연구, 원자력, 신소재, 광학 등 첨단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했다. 러시아의 뛰어난 기초과학 기술 분야의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러시아측은 국제핵에너지 인프라 구축 계획과 앙가르스크 국제우라늄 농축센터에 동참해 줄 것을 한국측에 제의했다.

러시아가 최근 적극 추진중인 극동시베리아 인프라 건설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됐다는 평가다. 두 정상은 극동 러시아 항만 및 배후단지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프로젝트 마련을 위해 공동 노력키로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극동시베리아개발과 경제 협력에 적극 참여할 의지가 있고 여러 협정과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게 돼 이번을 기점으로 구체적인 사업발전이 기대된다"고말했다. 이에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대규모 프로젝트와 현대기술 분야에서 효과적인 협력을 발전시킬 수 있을것"이라고 화답했다. 양측은 러시아의 해양생물자원 상태를 고려해 러시아의 배타적 경제 수역에서 한국 어선의 조업 분야 협력과 러시아극동지역의 수산물 가공 분야에 대한 투자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데 뜻을같이했다. 두차례발사에실패한나로호(KSLV-I)의 제3차 발사 성공을 위해적극 협조키로 했다.

◆G20 정상회의ㆍ북핵공조

이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국제금융 지배구조 개혁, 세계 금융시스템 규제의 질적 개선 및 경제위기에대한 대응 능력 강화 등 필요성에 공감하는 등 G20정상회의에서 양국이 공조를 이뤄나가자는 데 뜻을 함께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외교적 방법을 통해 포괄적이고 완전하며 불가역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모든 참여국들이 북핵실험에 따른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제1718호 및 1874호를 충실히 이행할 필요가 있음을 재확인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