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컨소시엄서 獨M+W그룹 이탈

동양종금증권서 8천억 빌려
동양종금증권이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한다. 당초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키로 했던 독일 엔지니어링 기업 M+W그룹은 컨소시엄에서 빠졌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종금증권은 이날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인수 컨소시엄에 FI로 참여키로 하는 투자확약서(LOC)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 금액은 총 8000억여원이다. 이 중 7000억원은 현대그룹이 보유한 현대상선 주식과 컨테이너선 등 자산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 형태이며,1000억원가량은 자기자본투자(PI)를 통해 지원키로 했다. 동양종금증권은 2006년 금호아시아나의 대우건설 인수,2007년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인수 등에도 FI로 참여했다. 한 증권사 PI팀 관계자는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PI로 투자하는 1000억원에 대해서는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동양종금증권과 현대그룹 측은 이와 관련,"채권단에 제출한 비밀유지 확약서의 비공개 의무조항과 내부통제 규정에 따라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M+W그룹은 현대그룹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M+W그룹이 현대상선의 경영권 등을 요구해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M+W를 대체할 투자자를 찾기 위해 외국계 증권사 등을 중심으로 물밑 접촉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M+W의 현대건설 인수전 불참설이 퍼지면서 현대그룹 주력사인 현대상선 주가가 급등했다. 맥쿼리 등 외국계 증권사의 매수세가 유입된 현대상선은 4만6750원으로 마감해 전날보다 7.97%(3450원) 올랐다. 한때 주가상승률이 12.93%에 달하기도 했으나 장 막판 소폭 조정됐다.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에 차질이 빚어지는 모양새여서 현대상선의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오히려 호재라는 관측이 나왔다"며 "향후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끌어올린 요인"이라고 전했다.

앞서 현대상선은 현대건설 인수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45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시작으로 △3967억원 유상증자 △2000억원 규모의 부산신항만 지분(50%) 매각 △356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해지 △5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 발행 등을 추진해 왔다.

강지연/장창민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