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수차 '2부제 참여' 짝수만 못했다?

G20 마지막날 도심 곳곳 정체
G20 정상회의 마지막날인 12일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 도심 곳곳에서 정체가 빚어졌다. 전날 많은 시민이 동참해 찬사를 받았던 '자율 2부제'도 기대만큼 지켜지지 않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9시 강남권 교통량은 하루 전보다 2.1% 늘어난 13만9595대로 집계됐다. 회의장인 코엑스 주변 도로가 통제됐는데도 불구하고 차가 늘면서 인근 도로가 심하게 막혔다. 출근길 테헤란로와 영동대로 통행 속도는 각각 시간당 23.9㎞,31.5㎞로 전날보다 19.3%,8.4% 뚝 떨어졌다. 오전 8시께 코엑스 앞 영동대로 상행선은 삼성역사거리까지 300여m가량 차량이 길게 늘어서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경찰관은 꼬리물기로 혼잡해진 도로상황을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횡단보도 신호등을 끄고 수신호로 차량을 통제했다.

이 시각 삼성역사거리를 지난 차량 가운데 자율 휴차 대상인 '끝자리 홀수번호' 차 비율은 절반에 가까웠다. 강북의 지하철 충무로역 앞 4차선 도로에서도 30% 이상이 홀수차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7~9시 도심 시속이 24.9㎞로 전날보다 0.8% 느려졌고 시내 전체 통행속도도 1.1% 둔해진 27.6㎞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날 아침 행신동에서 광화문까지 버스로 출근한 최성훈씨(28)는 "어제 아침엔 길이 제법 한산했는데 오늘은 정체구간도 평소와 비슷했고 주변 승용차에 홀수 번호판이 반 이상이었다"며 "평소 금요일보다는 10분 빨리 도착했지만 사람들이 어제의 한산함을 노리고 차를 더 몰고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전날과 달리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는 시민 수도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코엑스 통제구간을 지나는 363번 버스기사 이도영씨(47)는 "이용객 수에 큰 변화를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신촌에서 광화문까지 602번 버스를 타고 출근한 직장인 김성훈씨(29)도 "도심으로 가는 버스인데도 승객이 평소보다 많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하철 2호선이 삼성역을 무정차 통과한 여파로 인근 선릉역과 종합운동장역 승객은 예상대로 크게 늘어 혼잡했다. 이날 아침 선릉역 이용객은 하루 전보다 25.8% 늘었고 종합운동장역은 14.9% 더 붐볐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