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은 지금] LG화학 오창공장 "중ㆍ대형 배터리 생산효율 30% 높여"


"배터리 공장에선 분진과 습기가 가장 치명적입니다. 겉옷이 보이지 않게 방진복을 잘 입어 주세요. " 공장 입구에서 모자부터 신발까지 채비를 갖춘 취재진에게 LG화학 직원은 신신당부했다.

지난 12일 언론에 첫 공개된 충북 청원군 LG화학 오창테크노파크 중 · 대형 배터리 공장.착공 1년 만인 올 6월 완공돼 세계에서 처음으로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아반떼,쏘나타 하이브리드카용 2차전지를 생산하고 있으며,내달부터 미국에서 판매하는 GM 볼트에 들어가는 배터리도 이곳에서 생산해 공급한다. 바로 옆에는 내년께 완공을 목표로 연면적 기준 1만㎡(3000평)가량 더 넓은 6만7000㎡(2만평) 규모의 제2공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2차전지 생산 공정은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전극 공정,소재들을 결합해 전지의 형태를 만드는 조립 공정,숙성(aging)을 통해 기능을 갖추게 하는 활성화 공정으로 나뉜다.

첫 번째 전극 공정은 검정색 입자의 양극재와 음극재를 커다란 원통형의 믹서에 투입하는 과정부터 시작된다. 재료들은 공장 천장을 가로지르는 파이프를 통해 이동,양극재는 알루미늄박,음극재는 구리박에 코팅된 뒤 롤프레스에서 두께를 맞춘다. 손바닥 한 뼘 정도인 전지 1개 크기로 잘려진 뒤,필요 없는 부분을 제거하는 노칭까지 끝내면 전극 공정은 마무리된다.

이어 조립 공정에선 양극과 분리막,음극을 차례로 쌓아 전지의 기본 단위인 바이셀을 만든 뒤 수십 겹을 접는다. 이를 전해질과 함께 알루미늄 파우치에 넣고 밀봉하면 전지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이후 도서관 서고와 같은 공간에서 충 · 방전을 계속하며 안정화시키는 1개월가량의 활성화 공정을 거치면 납품이 가능한 전지로 탄생한다. LG화학은 '안정성 강화 분리막(SRS)'과 '스택 앤드 폴딩(stack & folding)' 기술을 자체 개발,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SRS는 기존 분리막에 세라믹을 코팅함으로써 고열 발생 때 안전성을 높인 기술로 이 회사가 생산 중인 모든 중 · 대형 배터리에 적용하고 있다. 또 전극과 분리막을 두루마리 형태로 감는 기존의 와인딩 방식에서 벗어나 스택 앤드 폴딩 방식을 채택,내구성을 높였다.

중 · 대형전지 생산담당인 김현철 수석부장은 "전극 제조공정이 가장 중요한데 경쟁사보다 30% 이상 생산효율이 높다"고 말했다. 김명환 배터리연구소장은 "두 기술 모두 특허를 가지고 있는 첨단 기술"이라며 "화학회사로서 자체적으로 관련 소재를 생산하는 능력도 보유해 안전성,성능,원가 경쟁력 삼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2013년까지 오창에 1조원을 투입해 현재 850만셀 수준인 생산 규모를 6000만셀로 늘리고,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도 같은 기간 3억달러를 투자,2000만셀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8000만셀은 볼트 기준 35만대에 적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함재경 중대형전지사업담당 전무는 "GM의 볼트는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예약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 공급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15년 전기차용 배터리 매출이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세계 시장의 20%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청원=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