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證市 언제까지 외국인 놀이터로 방치할건가

지난주 옵션 만기일 코스피지수 급락 사태를 계기로 외국인 자금에 유독 심하게 휘둘리는 우리 증시의 취약성이 또다시 논란을 빚고 있다. 이번에 도이치증권 창구를 중심으로 대량의 매물이 쏟아진 배경이 무엇인지 의문이 증폭되고 이 과정에서 시세조종 등 불공정 매매의 혐의가 없는지 감독당국이 조사에 착수했지만,결국 외국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우리 증시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시장이 사실상 완전 개방되면서 증시에서의 외국인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최근 들어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은 예전에 비해 많이 낮아지기는 했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단기매매가 늘면서 이들의 매매회전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이고 이에 따라 지수에 대한 영향력은 오히려 전보다 커졌다. 실제 외국인 순매수와 코스피지수 등락률 간 상관계수는 2006년 0.07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0.3 전후로 높아졌다. 외국인들은 특히 공격적 선물 매매를 통해 코스피지수 움직임을 좌우할 뿐 아니라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과 연계된 차익거래로 지수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차익거래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사실이 이를 잘 뒷받침한다. 이 같은 막강한 영향력을 무기로 외국인들이 선물 옵션 만기 때마다 엄청난 이익을 챙겨왔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이번의 외국인 '옵션 테러'도 그 와중에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증시가 더이상 외국인들의 놀이터가 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우선 불합리한 제도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현재 오후 2시45분까지인 선물 옵션 만기일 프로그램매매 사전신고 시간을 지금보다 훨씬 앞당겨야 한다. 시세조작 가능성을 최소화해 일반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또 동시호가 자체의 전면 개편도 반드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그동안 금융위기로 주춤해진 규제완화의 속도를 높여 국내 기관투자가나 금융회사를 적극 육성하고,금융회사 스스로도 역량을 보다 강화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