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성공 주역 논공행상

윤증현 장관, 계속 중책 맡을 듯
신제윤 차관보, 승진 가능성
이창용 단장, 금통위원 거론
G20 서울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이번 회의 핵심 인사들에 대한 '논공행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환율전쟁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서울 선언'을 순조롭게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에 큰 변화가 없더라도 장기적인 영전 가능성 등이 점쳐지고 있다.

2년을 바라보는 재임 기간에 경제위기 극복과 G20 성공 개최의 초석을 놓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분간 자리나 역할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관 거취는 기본적으로 개각과 맞물려 있는 데다 이번 주부터 예산당국의 수장으로서 코앞에 닥친 예산국회에 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서는 한때 총리 후보자로 거명됐던 윤 장관인 만큼 장관직을 마치더라도 다시 한번 감사원장 등 요직에 기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재무차관회의 의장으로 전 세계를 돌며 막후 교섭을 주도한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도 일단 본연의 업무로 돌아오겠지만 향후 개각이나 차관급 인사가 있을 경우 보상받을 것이란 전망이 상당하다. 신 관리관은 그동안 재정부에서는 얼굴을 보기 힘들 정도로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머물거나 해외 출장으로 성공적인 개최에 힘을 쏟았다.

셰르파(교섭대표) 회의를 이끌며 이명박 대통령을 보좌했던 이창용 G20 준비위 기획조정단장은 가장 빨리 새로운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8년 3월부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일했던 이 단장은 G20 일을 맡으면서 원래 직장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직을 포기할 만큼 업무에 올인했다. 지난 4월 이후 장기간 공석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자리를 꿰찰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또 이번에 이명박 대통령의 확실한 신임을 얻어 장기적으로는 금융위원장 등도 맡을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 밖에 준비위에서 소속기관으로 돌아가는 국 · 과장들이나 G20 개최에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직원들에 대한 인사상 배려도 예상된다. 기획재정부의 경우 국장급 3명과 과장급 6명을 포함해 총 20여명이 준비위로부터 돌아올 예정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