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新성장동력] 티엔씨‥선박 등 녹ㆍ부식 방지 첨단 도료 소재 '편상아연' 세계 두번째로 개발

도료소재 전문 제조업체인 티엔씨(대표 이희동 · 46 · 사진)가 세계 두 번째로 플레이크(flake)형 아연분말(일명 편상아연)을 생산하는 데 성공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편상아연은 일반적인 녹 · 부식 방지용 도료 원료로 사용되는 원형의 아연분말(zinc dust) 입자를 더 잘게 쪼개고 편편하게 만들어 도색 표면의 미세한 간극까지 도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형 선박이나 강교,강철 구조물 등의 부식과 녹 차단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도료 소재다. 하지만 아연분말 소재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가격 때문에 국내에서는 첨단 도금제품이나 자동차의 방청 · 방식 도료용으로만 한정돼 사용되고 있다. 세계시장 규모는 연간 5000억원 수준으로 그동안 독일 에카르트(Eckart)사가 독점 공급해 왔다. 이 회사 이희동 대표는 "㎏당 평균 1만5000~1만8000달러 선에 공급되는 독일산 편상아연 소재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해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편상아연 시장을 평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글로벌 기업인 에카르트와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고 나선 것은 경쟁사에 비해 생산비용을 절반 이상 줄이는 동시에 훨씬 더 나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출발한다. 티엔씨는 6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독일 에카르트의 생산공정을 10분의 1 이상 압축한 연속식 편상아연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데 성공해 경쟁사에 비해 생산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편상아연 입자도 동전처럼 균일한 제품을 생산해내 경쟁사에 비해 표면 부착력과 밀폐력이 더 뛰어나다는 게 티엔씨 측 설명이다. 이 기술 덕분에 이 대표는 지난해 대한민국기술대전 우수중소기업상도 수상했다. 이 대표는 편상아연의 공정기술 보호를 위해 국내 특허 등록에 이어 국제특허(PCT)도 출원했다.

티엔씨의 제품 개발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만 굴지의 도료소재 전문회사인 융치페인트(Yung chi paint) 등 국내외에서 주문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월 50t인 생산 시설 규모를 내년부터 대폭 늘려 향후 5년 내에 연매출 2000억원의 편상 아연도료 소재 전문업체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티엔씨의 편상아연은 녹 부식 방지기능 외에 은색의 화려한 외관도 갖고 있어 선박용과 컴퓨터,휴대폰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이 가능하다"며 "국내에서만 연간 1000억원의 편상아연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는 편상아연에서 55억원 등 지난해보다 90억원 많은 3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