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초아 인비테이셔널] 김인경 막판 버디 9개 '짜릿한 역전승'

"오초아 존경…재단에 상금 기부"
한국선수 LPGA 4연속 정상
똑순이,악바리,오뚝이 등의 별명을 갖고 있는 김인경(22 · 하나금융)이 일을 냈다. 미국LPGA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첫승을 신고한 것.김인경은 160㎝가 안 되는 키에도 불구하고 정교한 샷을 내세워 최근 3년간 매년 1승을 올리는 집념을 보여줬다.

김인경은 15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과달라하라CC(파72)에서 끝난 대회 최종일 버디 9개,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를 적어냈다. 김인경은 4라운드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전날까지 단독 선두였던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을 3타차로 제치고 시즌 첫승을 거뒀다. 2008년 롱스 드럭스 챌린지,지난해 스테이트 팜 클래식에 이어 투어 통산 3승째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달 강지민(30)의 사임다비 LPGA말레이시아 우승을 시작으로 하나은행챔피언십(최나연),미즈노클래식(신지애)에 이어 4개 대회 연속 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김인경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신지애(22 · 미래에셋)와 여러모로 닮았다. 두 선수는 동갑내기(1988년생)로 이른바 '세리 키즈'의 주역이다. 김인경은 드라이버샷 평균거리 244.5야드(공동 95위)로 장타자는 아니지만 페어웨이 안착률 75.1%(10위),그린 적중률 73.5%(3위)로 정교한 샷을 구사한다. 신지애와 마찬가지로 우승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는 승부 근성도 강하다.

이 같은 특징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김인경과 페테르센은 나란히 1번홀과 3번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김인경은 페테르센이 4번홀에서 볼을 워터해저드에 빠뜨려 더블 보기를 기록하는 틈을 타 선두로 올라섰다. 김인경은 17번홀까지 페테르센에게 2타 앞선 후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흔들리지 않고 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페테르센의 추격을 뿌리쳤다. 김인경은 우승 직후 "오초아를 가장 존경한다"며 "상금 22만달러(약 2억5000만원)전액을 로레나 오초아재단과 아메리칸 채러티재단에 절반씩 기증하겠다"고 밝혀 많은 박수를 받았다.

최나연은 이번 대회에서 상금 3만1200달러를 보태 총상금 181만4500달러로 신지애(177만9700달러)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그렇지만 간격이 크지 않아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최소타수상(베어트로피) 등은 다음 달 2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리는 LPGA투어챔피언십에서 가려지게 됐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