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남 '낙동강 사업권' 회수] '4대강 사업 대행협약 일방적 해제' 놓고 법정 공방 예고

국토부 "경남도가 협약 불이행"
경남 "문화재 조사 등으로 지연"

국토해양부가 15일 낙동강 대행사업권 강제 회수를 통보함에 따라 경상남도는 행정소송 등으로 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토부와 경남도의 법정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토부와 경남도가 법정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은 '일방적인 사업대행 협약 해제의 적법성 여부'다.

강병기 경남 정무부지사는 "협약서에 예산 사정 등의 사유와 양측 합의를 통해서만 해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어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재붕 4대강본부 부본부장은 "협약서가 민법을 기초로 한 계약의 일종이라고 보고 경남도가 민법 계약의 기초인 신의 · 성실의 원칙을 위반한 것인 만큼 계약 해제나 해제 통보를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4대강본부 관계자는 "국토부와 경남도의 협약이 행정기관의 협약이지만 협약서도 행정주체 간 계약으로 민법에 따라 절차를 밟는다는 게 일반적인 법 해석"이라고 말했다.

또 "4대강 사업권 협약을 위해 만든 대행공사관리지침에도 '신의 · 성실의 원칙을 상호는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적혀 있는데 경남도가 이를 따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경남도가 문화재 조사와 폐기물 처리 등을 이유로 사업을 지연시키는 등 신의 · 성실 원칙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문화재 조사 등으로 사업이 늦어진 것일 뿐 일부러 태업을 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부분은 소송을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경남도는 행정소송 전에 사업권 회수를 막는 가처분신청을 먼저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소송이 진행되더라도 낙동강 공사 추진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15일 자정을 기해 사업권을 회수, 사업과 소송을 함께 진행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경남도가 설계도면 등을 넘겨주지 않을 경우 시공자가 갖고 있는 서류로 대체하고 소송을 통해 나중에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충남,충북 등에선 4대강 사업이 정상 추진되고 있어 사업권 회수나 법정 소송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