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현판 금강송 '진위' 논란

최문순 의원 '일반 소나무' 주장…신응수 대목장은 "터무니 없다"
광화문 현판의 균열 사실을 처음 공개한 최문순 의원(민주당)이 15일 "광화문 현판으로 쓰인 나무는 금강송이 아니라 일반 소나무(육송)"라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최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관련 전문가들에게 자문한 결과 광화문 현판에 사용된 수종이 일반 소나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금강송은 부드러운 적색을 띠고 뒤틀림이 없으며 나이테의 폭이 좁고 일정한 편인데 현판에 사용된 목재는 육송과 같은 황백색이며 나이테 간격이 넓고 현판이 뒤틀린 모양으로 봐서 일반 육송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이 확인했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또 문화재청을 통해 현판 목재의 수종 관련 자료를 확인한 결과 "지난 4월29일 열린 자문위원회의에서 현판 목재는 육송으로 결정됐으며 감리단이 제출한 검수확인서에도 현판 목재는 금강송이 아닌 육송으로 표시돼 있다"고 말했다.

결이 곧은 목재를 사용하지 않고 꼬이면서 성장한 나무를 사용한 점,옹이가 많은 윗동을 사용한 점,건조할 때 뒤틀리기 쉬운 무늬결 판재를 사용한 점,현판용 판재를 제혀이음 방식으로 연결하고 목공용 접착제를 사용한 점 등도 균열 원인으로 전문가들이 지적했다고 최 의원은 전했다. 최 의원은 특히 "현판 제작 일정을 확인한 결과 5월30일 강릉에서 제재(製材)한 뒤 20일에 각자(刻字)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며 "균열 원인이 자연현상이라는 문화재청의 공식 입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 측은 "자문을 해준 분들은 도편수,대목장 등 목조건축 전문가들"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광화문 복원 도편수인 신응수 대목장은 "현판을 직접 뜯어서 확인해 보라"고 반박했다. 신 대목장은 "이제 그런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고 싶지 않다"면서 "나무와 나무의 속성을 모르는 사람들이 자꾸만 이상한 이야기를 지어낸다"고 말했다. 신 대목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현판으로 쓰인 나무는 지름 60㎝가량인 수령 100년 이상의 강원도 금강송이며 내가 직접 골라 3년 이상 건조시킨 목재"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제대로 된 현판 재료를 쓰려면) 직경 1m짜리 금강송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 그런 소나무가 어디 있느냐"면서 "그런 나무가 없는 상황에서 폭 45㎝짜리 송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나무를 옆으로 켤 수밖에 없었으며 균열이 바르게 발생하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원기 문화재청 궁능문화재과장은 "현판 균열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를 하고 있으므로 재료가 금강송이 아니라 일반 소나무라는 주장도 함께 검증해 보겠다"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