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500병상 규모 첨단의학센터 지어 심혈관ㆍ암 등 7개분야 특화 계획"

손창성 고려대의료원장
"내년 상반기 고려대 안암병원 내에 500병상 규모의 첨단의학센터를 착공하고 2012년 초 신의학관을 완공해 다가올 의료산업화 시대를 선도하는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겠습니다. "

손창성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고려대의료원장(57)은 16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가진 'KUMC 비전 2020'선포식에서 이 같은 새출발 의지를 표명했다. 의료원은 이날 1200여명의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미션과 비전,5대 핵심가치,기관별 미션을 공포하고 의료산업 분야에서도 '1등 고대'가 될 것을 결의했다. 손 의료원장은 "안암병원 본관과 인접한 햇살나눔동산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15층 500병상 규모의 첨단의학센터를 짓기로 하고 현재 기획 · 설계 단계에 들어갔다"며 "센터가 완공되면 총 3100여 병상을 보유하게 돼 양적 인프라가 미흡해 경쟁에서 손해봤던 아쉬움이 크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의학센터에는 의료원이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심혈관센터를 비롯해 소화기센터 암센터 국제진료센터 유방센터 유전질환센터 장수의학센터 등 7개 특화센터가 들어선다.

첨단의학센터가 안정화되면 현 주차장 부지에 제2의 첨단의학센터를 지어 인프라를 더욱 키울 방침이다.

의료원은 2012년 완공되는 신의학관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건물은 지상 7층,지하 3층,연면적 2만1561㎡ 규모로 현재 2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연구실험실이 확충되고 첨단 동물실험실이 들어서면 교육과 연구뿐만 아니라 의료산업화에 대비한 중개연구에서도 괄목할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대의료원은 이날 '생명을 존중하는 보건의료의 핵심리더를 양성하고,최첨단의 진료를 제공하며,혁신적 의료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응용발전시켜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를 미션으로 정했다. 비전은 '창조적인 혁신과 끊임없는 도전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의료원'.5대 핵심가치는 첨단,혁신,창의성,국제화,효율화로 표현했다.

안암병원은 '첨단연구와 최상의 의료를 실현하는 글로벌 리더병원',구로병원은 '믿음주는 환자중심 병원',안산병원은 '첨단의료를 선도하는 서해안시대의 중심병원'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의과대학은 개척정신으로 첨단의학을 구현하는 참의사를 양성하고,보건과학대학은 글로벌 50위권 건강과학대학으로 올라서는 것을 비전으로 정했다.

손 의료원장은 "3개 병원과 의대 보건과학대,보건대학원,임상치의학대학원 등을 아우르는 대규모 메디컬콤플렉스를 구현할 것"이라며 "특히 안암병원과 인접한 생명과학대 및 공대 등과 연결해 새로운 형태의 융복합 헬스테크놀로지(HT)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생명과학대의 경우 줄기세포 등과 관련,심층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임상연구와 연계하면 세계적 성과가 나올 것이란 기대다. 의료원은 세계화를 위해 걸음마를 시작했다. 지난해 8월 고려대 안암병원은 국내에서 두 번째로 미국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인증을 획득했다. JCI인증은 병원 시스템을 바꿔 의료진의 실수와 부실한 의료 인프라 관리로 인한 의료사고를 줄이고,외국의 의료보험사나 의료관광대행사와 계약을 맺고 외국인 환자를 유치할 때 신뢰감을 갖게 하는 유력한 증빙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현재 구로병원과 안산병원도 이 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고려대 동문인 재미의사 윤흥노씨를 국제진료협력단장으로 위촉하고 미국 여행사와 협력해 현지인들을 국내로 유치하고 있다. 러시아 동남아에서도 환자가 유입돼 최근엔 연 500명 안팎의 외국인이 의료원으로 치료받으러 찾아온다.

로봇수술센터는 대장암과 전립선암에서 각각 김선한,천준 교수가 수술의 독창성이나 양적 측면에서 세계적 리더가 됐다. 이에 힘입어 교육용 다빈치수술로봇 2대를 기증받아 국내외 의사에게 작동법을 가르치는 로보틱시뮬레이션센터를 운영 중이다. 안암병원 부정맥센터는 글로벌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세인트주드메디컬로부터 최우수센터로 선정되는 등 부정맥 치료를 선도하고 있다. 또 조경환 교수를 주축으로 미국 하버드의대와 장수 및 노인병의학에 관한 연구 · 교육 협력을 활발히 하고 있다. 손 의료원장은 고려대의료원의 한단계 도약을 위해 스타교수 영입에도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고려대 출신 의대 교수의 비중을 80% 선에서 빠른 시일 안에 70%로 낮출 방침이다. 그는 "외부 영입 인재와 우수 장학생에 대한 특별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전체적인 인재운용 소프트웨어를 개혁해 요즘 의료계의 트렌드인 연구중심병원으로 탈바꿈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5년 안에 세계 정상급의 특성화센터 10개를 육성해 각 센터가 의료원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며 "센터장과 연구소장에 의사결정 권한을 대폭 위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손 의료원장은 1977년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일본 도쿄여자의대 심장연구소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샌디에이고(UCSD) 소아심장과에서 해외연수를 했다. 이후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심혈관센터장,병원장 등을 역임했다. 안암병원장 재임 당시 JCI인증 획득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진솔한 대화와 감성경영으로 의료원 내에서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임기 2년의 의료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