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M&A] M&A전문가들 "의외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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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피 말리는' 쟁탈전을 거쳐 결국 현대그룹 품에 안겼다. 하지만 인수ㆍ합병(M&A) 전문가들은 일제히 '의외의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M&A 전문가들은 당초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단이 꾸려진 올 여름부터 이미 'M&A 승패'가 갈렸다"며 현대차그룹의 우세를 예상하고 있었다. 이들 전문가들이 현대차그룹을 현대건설 새주인으로 봤던 가장 큰 이유는 '인수자문사' 때문이었다. 현대그룹이 현대차그룹에 비해 '승자의 독배'가 될 수 있는 인수단을 구성, 재무적 리스크를 떠안기로 해서다.
현대차그룹은 그룹 내 증권계열사인 HMC투자증권을 필두로 해 회계자문으로 삼일회계법인, 재무자문사로 외국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 등 '3사 협력체계'로 인수단을 꾸렸었다.
반면 현대그룹은 그룹내 증권계열사인 현대증권이 현대건설 채권단(현대건설 지분 0.73% 보유) 지위를 갖고 있어 인수단에 들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현대증권은 모든 채권단 지위와 권한을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측에 위임한 것. 현대그룹은 따라서 해외 IB들로만 인수단을 꾸려야 했다. 맥쿼리증권과 도이체방크 컨소시엄이 그들이다. 이는 높은 수익률에만 관심이 큰 재무투자자(FI) 두 곳이 연합된 형태로, 향후 그룹 자체에 재무적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M&A 관계자는 "애초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이 꾸린 인수단만 놓고 보면 현대차그룹의 인수전 승리 예측이 가능할 만큼 더 좋았던 게 사실"이라며 "현대그룹의 인수전 승리는 의외의 결과"라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그룹내 HMC투자증권의 주도적 M&A 자문으로 비용이 들지 않은데다 해외 네트워크도 골드만삭스를 통해 충분히 커버할 수 있었기 때문에 현대건설 인수 이후에도 그룹 전반에 걸쳐 부담이 되지 않는 모양새였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M&A 이후에도 인수단의 투자회수 방식에서 이해가 상충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데 현대그룹은 이러한 리스크를 모두 감수해 두 곳의 해외 IB를 인수단으로 구성했었다는 게 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현대그룹의 재무상황은 현대건설 인수로 인해 더 좋지 않은 방향으로 틀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외 FI들은 현대그룹의 경영권이 필요한 게 아니라 높은 수익률이 최대 관건이기 때문이라는 것. 다만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M&A를 위해 부족한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해 제3의 우호세력(해외자금 등)이 필요했고, '고육지책'으로 해외 IB를 고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M&A 전문가는 "해외 IB를 대거 고용해 해외자금을 유치하려고 했던 현대그룹의 애초 계획이 인수컨소시엄을 구성하려던 독일 엔지니어링업체 M+W그룹이 인수대상자 발표 직전에 발을 빼면서 사실상 틀어진 것이나 다름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그룹은 올여름 외국계 IB인 맥쿼리를 자문사로 고용, 이 배경에도 시장의 시선이 몰린 바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차그룹과 비교적 연관성이 적은 해외 IB가 필요했던 데다가 맥쿼리의 경우 2007년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및 2008년 평택시 포승지구 개발사업 등에서 현대그룹과 손을 잡은 경험이 있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M&A 전문가들은 당초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단이 꾸려진 올 여름부터 이미 'M&A 승패'가 갈렸다"며 현대차그룹의 우세를 예상하고 있었다. 이들 전문가들이 현대차그룹을 현대건설 새주인으로 봤던 가장 큰 이유는 '인수자문사' 때문이었다. 현대그룹이 현대차그룹에 비해 '승자의 독배'가 될 수 있는 인수단을 구성, 재무적 리스크를 떠안기로 해서다.
현대차그룹은 그룹 내 증권계열사인 HMC투자증권을 필두로 해 회계자문으로 삼일회계법인, 재무자문사로 외국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 등 '3사 협력체계'로 인수단을 꾸렸었다.
반면 현대그룹은 그룹내 증권계열사인 현대증권이 현대건설 채권단(현대건설 지분 0.73% 보유) 지위를 갖고 있어 인수단에 들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현대증권은 모든 채권단 지위와 권한을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측에 위임한 것. 현대그룹은 따라서 해외 IB들로만 인수단을 꾸려야 했다. 맥쿼리증권과 도이체방크 컨소시엄이 그들이다. 이는 높은 수익률에만 관심이 큰 재무투자자(FI) 두 곳이 연합된 형태로, 향후 그룹 자체에 재무적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M&A 관계자는 "애초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이 꾸린 인수단만 놓고 보면 현대차그룹의 인수전 승리 예측이 가능할 만큼 더 좋았던 게 사실"이라며 "현대그룹의 인수전 승리는 의외의 결과"라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그룹내 HMC투자증권의 주도적 M&A 자문으로 비용이 들지 않은데다 해외 네트워크도 골드만삭스를 통해 충분히 커버할 수 있었기 때문에 현대건설 인수 이후에도 그룹 전반에 걸쳐 부담이 되지 않는 모양새였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M&A 이후에도 인수단의 투자회수 방식에서 이해가 상충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데 현대그룹은 이러한 리스크를 모두 감수해 두 곳의 해외 IB를 인수단으로 구성했었다는 게 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현대그룹의 재무상황은 현대건설 인수로 인해 더 좋지 않은 방향으로 틀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외 FI들은 현대그룹의 경영권이 필요한 게 아니라 높은 수익률이 최대 관건이기 때문이라는 것. 다만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M&A를 위해 부족한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해 제3의 우호세력(해외자금 등)이 필요했고, '고육지책'으로 해외 IB를 고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M&A 전문가는 "해외 IB를 대거 고용해 해외자금을 유치하려고 했던 현대그룹의 애초 계획이 인수컨소시엄을 구성하려던 독일 엔지니어링업체 M+W그룹이 인수대상자 발표 직전에 발을 빼면서 사실상 틀어진 것이나 다름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그룹은 올여름 외국계 IB인 맥쿼리를 자문사로 고용, 이 배경에도 시장의 시선이 몰린 바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차그룹과 비교적 연관성이 적은 해외 IB가 필요했던 데다가 맥쿼리의 경우 2007년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및 2008년 평택시 포승지구 개발사업 등에서 현대그룹과 손을 잡은 경험이 있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