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협상 '불협화음' 베를린 오케스트라 3주째 파업

오페라 공연 등 연쇄 취소 우려
세계 클래식 음악의 중심지인 독일 베를린의 주요 오페라극장들이 연쇄 파업으로 대량 공연 취소 사태에 직면했다.

독일 일간 디차이트는 16일 "베를린시 관할하에 있는 도이체오퍼와 코미쉐오퍼 등 주요 오페라극장 소속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지난달 말부터 시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이체오퍼 오케스트라 등이 파업에 나선 것은 같은 베를린시 소속인 슈타츠카펠레베를린만 세계적 수준의 높은 급여를 받고,다른 오케스트라들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슈타츠카펠레베를린은 베를린국립오페라단(슈타츠오퍼베를린) 전속 오케스트라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시절 유명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을 상임 지휘자로 영입한 슈타츠카펠레베를린은 잇따른 해외 순회공연으로 큰 돈을 벌어들였다. 슈뢰더 당시 총리는 슈타츠카펠레베를린에 각종 세금 혜택을 부여했고,덕분에 슈타츠카펠레베를린 단원들은 다른 악단에 비해 매년 최소 12% 이상 수입이 많았던 것으로 최근 공개됐다.

이에 따라 베를린시 산하 다른 오페라극장 소속 오케스트라들이 '동일 수준 임금'을 요구하며 3주 이상 파업을 이어왔다. 도이체오퍼는 슈타츠카펠레베를린이 속한 슈타츠오퍼와 자존심 싸움까지 벌이고 있다. 오케스트라 파업이 독일 의회에서 주요 이슈로 다뤄질 정도로 사회문제화되자 베를린시는 의회 중재하에 독일오케스트라연합회(DOV)와 임금협상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 2017년 이전에는 일괄 임금 인상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면서 타협점을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클라우스 보베라이트 베를린 시장은 "베를린시 오페라기금에 재정 투입을 늘려 도이체오퍼 등 다른 오케스트라도 임금을 인상토록 할 방침"이라며 "하지만 당장 돈이 하늘에서 떨어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