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Hi! CEO] 회사 밖이 달라졌다…높아진 수준에 주목하라

게리 하멜 교수(런던비즈니스스쿨)는 역작 '경영의 미래'에서 지난 100년간 써먹은 경영 방법론들이 더 이상 유용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는 따라서 상품혁신 전략혁신 등을 넘어 경영 그 자체를 혁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경영자의 과제라고 강조한다.

많은 이들이 하멜의 이 말에 동의한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새로운 회사들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경영 모델을 모색하며 새로운 시도를 그치지 않는다. 주위를 둘러보면 많은 경영자들이 예전의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며,주5일 근무제를 준수하고,부서별 성과 달성을 최상의 지표로 삼고 있다. 이런 노력 자체도 주먹구구식 경영에 비해서는 훨씬 효율적이고 유용하다. 그러나 외부 환경은 과거 방식을 쓰는 것이 오히려 위험한 것 아닌가 걱정될 정도로 많이 변했다.

외부로 눈을 돌려 우선 고객들을 보자.고객들은 이제 단순히 자기가 원하는 기능이나 디자인을 기업이 맞춰주는,즉 '만족' 수준 이상을 기대한다. 자기의 갈망(desire)을 채워주고 더 나아가 '자기가 모르던 니즈(unrecognized needs)'까지 찾아서 '놀라운' 상품을 만들어주길 원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언제든 그 브랜드의 '전도사'가 될 각오가 돼 있는 것이 요즘 고객이다.

투자자는 어떨까. 예전 투자자들은 '배당'만 잘 받으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주주로 당당히 대우받고 싶어 하고 더 나아가 해당 회사 주식을 갖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싶어 한다. 또 이제 선택지가 많아진 협력업체들은 거래 관계를 계속하는 것 이상의 것을 원한다. 동반자로 인정받으며 회사 성장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회사 밖뿐만이 아니다. 내부,즉 종업원들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급여나 복지면 충분했는데 이제는 일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중요한 것은 이미 회사 안팎,즉 시장의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달라진 외부 환경의 '디테일'에 주목할 때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권영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