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투자자 80% '묻지마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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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금투協, 1049명 설문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의 상당수가 상품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거나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영업직원의 권유 등에 의존해 투자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설명·광고에만 의존
"주식보다 위험" 15% 불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8월13~26일 공동으로 ELS투자자 104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ELS의 투자 위험도가 주식보다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15.5%에 불과했다. 48.7%가 주식투자보다 위험도가 낮다고 답했으며,주식형펀드나 회사채 투자와 비슷한 위험성을 갖고 있다는 응답도 10.9%에 달했다. 특히 응답자의 80.1%는 증권사 직원의 권유나 광고,상품안내장 등을 통해 ELS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ELS투자자들의 66.7%는 자신을 적극투자형 내지 공격투자형이라고 밝혀 적극적인 투자 성향을 나타냈다. 76.5%가 6개월 이상 주식에 투자한 경험을 갖고 있었으며 선물 · 옵션 투자 경험자도 5.7%로 나타냈다. 77.5%는 ELS 투자로 수익을 내고 있었지만 30% 이상 손실을 본 경우도 7.0%를 차지했다.
투자자별 ELS 투자금액은 평균 3500만원이며 1억원 이상의 거액을 투자하고 있는 사람은 6.9%로 조사됐다. 투자 경험이 많을 수록 상품 선택 기준으로 기초자산의 안정성을 꼽았고,경험이 적은 투자자들은 원금 보장 여부를 근거로 상품을 골랐다. 최용구 금투협 파생상품종합지원실장은 "대부분의 투자자가 ELS의 위험 요인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손절매 등 손실 방어 수단이 없어 주식투자보다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일선 증권사들이 충실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증권사 직원의 설명에만 의존했던 사람들의 투자 실패가 ELS 증권신고서를 꼼꼼히 읽은 경우보다 컸던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도 능동적으로 정보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ELS투자자의 평균 연령은 42세로 대학 졸업자가 많았으며,투자 경험은 2년6개월인 것으로 조사됐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