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銀 인수 나서…MOU 체결, 내주 최종 결정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전에 나섰다. 그동안 호주계 은행인 ANZ은행이 단독으로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해 왔으나 하나금융의 참여로 경쟁 구도가 갖춰졌다. 하나금융은 다음 주까지 외환은행 인수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26일 마감하는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16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와 인수 · 합병(M&A) 사전 실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현재 실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론스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51%가 인수대상"이라며 "다음 주 중 우리금융과 외환은행 둘 중 어디를 인수할지 선택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던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로 전격 선회한 것은 M&A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훨씬 큰 데다 인수비용 부담도 훨씬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설사 외환은행 인수가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하는 데 크게 불리할 것이 없고 오히려 복수의 대안이 있다는 점이 부각될 경우 장차 정부와의 매각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이 국내 외환결제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데다 해외 영업망도 잘 갖추고 있어 소매금융의 강자인 하나금융과 윈윈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할 경우 총자산 316조원에 달하는 금융그룹으로 거듭난다. KB 우리 신한 등 3대 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론스타의 먹튀 조장 논란,인수대금 마련,외환은행 직원들의 반발 등 인수 과정에서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하나금융이 실제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을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