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 "자회사 합병…3년 후 세계10위 장비社 도약"

반도체ㆍLCDㆍ태양광 라인 갖춰 "2013년까지 매출 1조원 목표"
M&Aㆍ해외社 기술 협력 추진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회사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터리얼즈(AMAT)의 연매출은 9조원을 웃돈다. 국내 주요 장비업체들이 1000억원대 후반(작년 기준)의 연매출을 올리는 것과 비교하면 40배가 넘는 규모다. 반도체와 LCD-TV 강국인 한국 장비산업의 초라한 현실이다.

이처럼 제대로 된 글로벌강자가 없던 국내 장비업계에 '기대주'가 등장할 전망이다. 중견그룹 원익이 계열사 아토(ATTO)와 아이피에스(IPS)를 합병하기로 한 것.두 회사는 오는 23일 주주총회에서 합병 안건이 가결되면 내달 29일 ㈜아토로 새출발한다. 아토 · 아이피에스 겸임대표이자 합병법인 대표로 내정된 이문용 부회장(58)을 17일 경기도 평택 아이피에스 본사에서 만나 경영전략을 들어봤다. 이 부회장은 2006년 삼성전자 초대 '최고특허책임자(CPO)'를 맡았던 반도체 전문가다.

◆국내 대표 장비회사로 거듭난다

이번 합병은 아토가 아이피에스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토는 반도체용 절연막 증착장비(PE-CVD)를 만들고 아이피에스는 반도체용 산화막 · 메탈 증착장비와 LCD패널용 에칭장비,태양광용 에칭 · 증착장비를 만든다. 지난해 연매출은 아토 911억원,아이피에스 501억원이었고 올 3분기까지 누적매출은 각각 1486억원,1171억원이었다. 이 부회장은 "두 회사가 합병하면 연매출 3600억원,영업이익 6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외형도 커지겠지만 시너지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표적 기대효과로는 반도체 · LCD · 태양광을 아우르는 모든 장비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아토와 아이피에스가 따로 해왔던 장비사업 일원화로 반도체 전(前) 공정 장비 라인업을 이루는 데다 LCD · 태양광 장비까지 만드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토,아이피에스 통합으로 연구 · 개발(R&D) 인력만 300명에 달해 선행기술 개발 역량을 높이고 해외 부품 수입 과정에서 '바잉 파워(buying power)'도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3년 후 글로벌 '톱10' 장비회사로…

이 부회장은 "합병에 맞춰 사업장도 재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내년 3월까지 경기도 평택 진위면 일대 4000평 부지에 연구소와 생산라인을 갖춘 합병법인 사옥을 짓는다.

반도체 · LCD · 태양광 등 사업별 경쟁력 강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지금까지 내실을 다졌다면 이제는 외형을 키울 때"라며 "반도체 장비 등 기존 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해 내년 이후 인수 · 합병(M&A)에 나서는 한편 해외 기업과 기술 및 사업협력도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장비와 관련해선 "삼성그룹에 태양광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며 "아토 자회사인 원익머트리얼즈를 통해 미국 볼택스사와 공동으로 태양광용 특수가스 생산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2013년까지 합병법인 매출을 1조원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 AMAT,일본 도쿄일렉트로닉(TEL) 등과 견주는 세계 10대 장비회사로 키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평택=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