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금속값 급락…아연 1주일새 17% 하락

中 긴축·유럽 재정위기 겹쳐
전기동 t당 800弗 떨어져
원당 19%·원면 15% 뚝

고공행진하던 비철금속 가격이 단기간에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아연은 최근 1주일 간 하락률이 17%에 달했으며,니켈과 납도 10% 이상 떨어졌다. 지난주 30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던 원당도 한 주 전보다 19% 넘게 하락했다. 중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은 데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에 따른 달러화 강세 등이 겹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비철금속 대표 품목인 전기동은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t당 8110달러로 전날보다 4.2% 급락했다. 올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며 지난주 t당 8900달러를 넘어섰던 전기동은 4일 연속 하락하며 이 기간 중 800달러 이상 내렸다. 실물 수요가 상대적으로 약한 아연은 이날 하루 동안 7.9% 떨어져 1주일 사이에 17.4%나 급락했다. 이날 납과 니켈도 각각 7.0%와 3.2% 내려 1주일 동안 13.9%와 12.2% 하락했다.

지난주 파운드당 33센트를 웃돌며 30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던 원당은 26센트대로 떨어졌다. 원당은 이날 미국 뉴욕상품거래소 국제거래소(NYBOT-ICE)에서 파운드당 26.47센트로 마감하며 0.6% 올랐지만 최근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로 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1주일 하락률은 19%를 웃돌고 있다. 주요 원당 수출국인 인도의 생산량이 당초 전망치를 웃도는 데다 원당 수출을 제한했던 인도 정부가 오는 21일부터 제한조치를 풀기로 한 점도 가격 하락 배경으로 지적됐다.

이달 들어 사상 최고가 행진을 벌였던 원면은 최근 6일 연속 하락,이 기간 중 15%가량 떨어졌다. 비철금속을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단기 급락한 것은 무엇보다 중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때문이다. 이종호 이트레이드증권 해외선물팀장은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4.4%나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국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긴축정책이 본격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중국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전 세계 제조업 위축은 물론 유동성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달러화 강세,브라질 중국 등의 핫머니 규제 움직임 등도 원자재 가격 조정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비철금속 값의 약세가 큰 상승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세 하락이라기보다는 지난 8월 이후 이어진 가격 상승에 대한 조정의 성격이 짙다는 지적다. 황영수 조달청 원자재시장분석실 책임연구원은 "전기동의 경우 올해 40만t 이상 부족한 상태이며 내년에도 80만t가량의 공급부족이 예상되고 있다"며 "전 세계 주요 원자재 관측기관들은 내년 전기동 평균 가격을 t당 9000달러 이상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니켈과 아연은 공급량과 재고가 풍부해 내년에도 급등세를 이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