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野 협조 안 하면 단독 처리" vs 徐 "4대강 예산 양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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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국회 파행 이틀째…여야 예결위 간사 긴급 대담
한나라 이종구 의원
"12월9일까지 무조건 처리, 4대강 틀 무너뜨려선 안돼"
민주 서갑원 의원
"國調와 예산안 연계할 것…보 예산 줄이면 무상급식 가능"
예산국회 파행 이틀째인 18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여야 간사인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과 서갑원 민주당 의원을 국회 계수조정소위원회 회의장에서 만났다. 두 의원은 냉랭한 여야 관계를 반영하듯 한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이 의원은 "검찰 조사나 민간인 사찰 문제는 그것대로 처리하고 예산안은 예산안대로 심의해야 한다"며 "예산안은 무조건 정기국회 회기(12월9일)까지는 처리돼야 하며 야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단독 처리라도 강행하겠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검찰총장이 국회에 출석하고 민간인 사찰에 대한 국정조사에 정부와 여당이 응해야 예산안을 회기 내에 처리할 수 있다"고 되받았다.
◆예산안 회기 내 처리 여부
▼이종구 의원=국민의 걱정이 많다. 민주당은 민생예산을 챙겨야 한다면서 청목회 같은 정치적 이슈로 국회를 보이콧해서는 안 된다. 물론 한나라당에서도 검찰 수사에 대해 만족하는 건 아니다. 국회의장도 과잉 수사다,절차상 잘못됐다고 얘기하지 않았나. 그런데 그건 그것대로 하면서 예산은 그야말로 나라살림 결정하는 예산이니까 일정에 맞춰서 해야 한다.
▼서갑원 의원=검찰이 국회를 유린하는 엄청난 사태가 발생했고 또 어제 이석현 의원이 '청와대가 주도해서 야당 대표와 당시 국정원장,여당 의원들을 사찰했다'는 추가 자료를 공개했다. 청와대가 사실을 밝혀야 하고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검찰의 총수인 검찰총장은 국회에 출석해야 한다. 그래야 정상적인 예산 심의가 될 수 있다. 예산심사와 검찰 수사 · 민간인 사찰문제는 분리 처리할 수 없는 문제다. ▼이 의원=예산안은 정기국회 회기 내에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 야당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다수결의 원칙을 따를 수밖에 없다. 단독 처리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서 의원=그러면 안된다. 어디까지나 여야가 합의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4대강 예산▼서 의원=4대강 사업에 대해 국민의 75%가 반대하고 있다. 여당은 4대강 사업의 공정률이 60%라며 이미 해버렸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여론을 호도한다. 게다가 보의 공정률이 60%이지 전체 공정률은 10~30%밖에 진척이 안 됐다. 백번 양보해서 10층 중 6층을 쌓았다 치더라도 국민이 반대하는 사업을 국민이 낸 세금으로 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 의원=4대강 살리기 사업은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고 주민들이 원하는 강 정비 사업이다. 그렇다고 해서 4대강 예산이 신성불가침 예산이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사업 방식을 바꿔야 된다든지,어떤 예산은 얼마 깎아야 한다든지 합리적 토론은 가능하다. 얼마든지 예산안 조정에 대한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러나 사업이 상당히 진척됐는데 지금 와서 본류를 바꾸자거나 사업 자체를 중단하자는 것은 아예 하지 말자는 얘기다.
▼서 의원=4대강을 살려야 한다는 데는 공감한다. 문제는 왜 보를 쌓고 왜 지나치게 깊게 준설을 하느냐는 거다. 보 준설 예산은 절대 안 된다. 이를 포함해 4대강 예산 중 6조5000억원은 깎아야 한다. 이 돈을 민생,복지,교육,일자리에 써야 한다.
◆무상급식 예산 편성
▼서 의원=무상급식은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의 요구 사항이다. 국고에서 전국 초등학생 무상급식비의 50%를 지원하면 1조원밖에 안 된다. 4대강 예산을 조금만 줄여도 할 수 있다.
▼이 의원=4대강 예산을 손대서 다른 데 쓸 수는 있다. 그러나 무상급식 문제는 좀 다르다. 선택과 집중을 해서 좀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줘야지 고소득층 자녀까지 전부 다 신경써서 할 필요가 있나.
◆예산심사 개선 방안▼이 의원=예산 편성 단계에서 의회가 관여해야 한다. 체육관이나 강당처럼 넓은 데서 예산 분야별로 투명하게 정부가 편성하는 과정을 보여줘야 한다. 의회가 여기에서 예산투쟁을 하는 거다. 일본도 그렇게 하고 있다.
▼서 의원=300조원이 넘는 혈세를 심사하는 기간이 20일도 채 안 된다. 예산심사 기간을 늘려야 한다.
박수진/민지혜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