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악재는 사라졌지만 호재도 없어

[0730]이번 주 국내 증시는 새로운 상승 모멘텀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는 ‘11·11옵션쇼크’ ‘아일랜드 위기’ ‘중국 긴축우려’ 등의 악재로 주가 변동성이 큰 한주를 보냈다.이번 주는 악재의 영향력이 줄어들어 코스피지수가 반등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하지만 뚜렷한 호재가 부각되지 않아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많다.오는 25일 미국의 추수감사절을 기점으로 연말 소비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그동안 소외됐던 정보기술(IT)업종이 주도주로 복귀해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주 코스피지수는 ‘11·11옵션쇼크’ 후폭풍에다 아일랜드 재정위기 및 중국의 긴축 가능성까지 불거지며 17일에 1897.11까지 추락했다.하지만 주 후반 아일랜드가 구제금융 수요 입장을 표명한 뒤 1940선까지 회복됐다.외국인투자자들은 17일 하루 동안에만 304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이틀간 4608억원을 순매도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외국인은 19일 ‘사자’로 전환해 190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번 주 글로벌 증시 환경은 긍정적인 요인들이 많다.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하면서 남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일단락되는 모양세다.은행권 추가 부실 가능성 등 위기 요인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구제금융 방안이 확정 발표되면 지난 5월 이후와 마찬가지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에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사태 해결 추이는 지켜봐야겠지만 향후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중국의 긴축 우려도 지난 19일 중국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인플레이션 압력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지준율을 인상했지만 가계 및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기준금리 인상이 아닌 다소 완화된 긴축정책을 실행하면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었다는 평가다.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최근 4일간 4% 이상 하락하는 등 긴축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선반영된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그간 영향을 미쳐왔던 악재가 해소되는 것만으로 증시의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심리적 저항선인 2000선을 돌파하려면 보다 신선한 재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추수감사절 기간 소비 동향이 향후 증시의 추가 상승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미국 소매업협회는 연말 쇼핑기간 동안 총 소매 매출이 4470억달러로 전년 대비 2.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기대 만큼 소비가 증가한다면 그동안 업황 부진으로 저평가 받았던 IT업종 위주로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주요 증권사들은 IT와 자동차 관련주를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대신증권은 다음달 필리핀 공장이 완공되면 매출 증가가 기대되는 STS반도체와 핵심 부품 판매 증가가 예상되는 현대모비스를 추천했다.

대우증권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마케팅 강화의 수혜를 입는 제일기획,LG디스플레이의 AMOLED 투자 확대에 따른 매출 증가가 기대되는 아바코를 신규 추천했다.한화증권은 실적 조정의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이는 삼성전자를 추천 목록에 올렸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