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 10채 중 7채, 도심 역세권에 공급

직접 짓는 대신 재건축 매입 늘려
서울시, 현행 20%서 70%로 확대…임대 보증금은 다소 올라갈 듯

주변 전셋값의 80% 이하로 공급되는 시프트(장기전세주택)가 앞으로는 서울 도심이나 역세권 중심으로 공급된다. 서울시가 택지개발지구에 직접 짓는 시프트를 줄이는 대신 역세권 주변 재건축 아파트 등을 사들여 공급하는 물량을 늘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무주택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시프트도 다양화할 전망이다. 다만 역세권 주변의 전셋값이 택지지구 주변보다 비싼 편이어서 임대보증금은 소폭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도심 역세권 위주로 공급 늘린다서울시는 내년부터 2018년까지 공급키로 한 11만6000채의 시프트 중 30~35%(3만5000~4만600채)를 SH공사가 직접 짓는 '건설형 시프트'로 충당키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나머지 65~70% 물량은 도심 재건축단지나 지하철 역세권 주변에 들어서는 아파트를 사들여 공급하는 '매입형 시프트'로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가 매입형 시프트를 더 많이 공급키로 한 것은 택지지구 시프트의 경우 부지조성 및 아파트 준공까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데다 택지고갈 심화로 부지 확보가 어려워진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입형 시프트는 사업주로부터 토지를 기부채납 받아 건축비만 주고 아파트를 매입하는 만큼 서울시 재정난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입형 공급은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난다. 서울시는 역세권 및 재개발 ·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을 20% 이상 높여주는 조건으로 시프트를 짓도록 유도한 뒤 이를 사들이는 형태로 매입형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대흥동 일대를 비롯해 문배동,본동,한강로2가 등의 아파트 신축사업장에서 780채를 확보한 데 이어 휘경 · 이문뉴타운과 상계뉴타운 등에서도 1496채의 시프트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시프트는 2007년 처음 공급된 이래 80%이상이 SH공사가 조성하는 강일,마천,은평 등 외곽 택지지구에 주로 지어져 입지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전세보증금은 다소 오를 듯도심이나 역세권의 매입형 시프트는 주변 전셋값이 택지지구 근처보다 높아 공급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9월에 공급한 전용면적 59㎡형 건설형 시프트의 전셋값은 강일,세곡지구 등에서는 1억~1억1000만원 선이었지만 강남 매입형 시프트(반포자이)는 2억9300만원이었다.

내년까지는 대부분 SH공사가 직접 짓는 건설형이 많다. 총 3400여채가 공급될 예정으로 이 중 3300여채가 건설형 시프트다. 우면2지구(429채)를 비롯해 세곡5지구(320채),신정3지구1블록(320채),은평3지구5블록(634채),천왕지구1~6블록(1683채) 등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출퇴근 거리가 가까운 것보다 저렴한 임대보증금을 선호하는 청약자들은 내년 에 공급될 물량을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지역별 전셋값이 천차만별이어서 매입형 시프트의 임대보증금이 다 높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주변 전셋값이 비싼 곳이라도 시민들의 주거안정 측면에서 급격한 임대료 인상은 최대한 자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