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 "태양광장비 세계시장 40% 점유할 것"

●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

1년 새 매출 2배…태양광이 절반
태양광ㆍ반도체 공장 2개 신축 "3년 뒤 매출 2조원 기업 될 것"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 있는 주성엔지니어링 본사.이곳엔 올해 초까지 볼 수 없었던 건물 2개동이 최근 새로 들어섰다. 높이 20m가량의 거대한 두 건물은 태양광과 반도체 장비를 만들 신규 라인.연말께 내부 제조라인 공사를 마치고 내년 초 가동에 들어간다. 회사 관계자는 "태양광,반도체 등 장비 주문이 기존 라인으로는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밀려들어서 새 공장을 지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비 주문이 쏟아져 들어온다는 건 빈말이 아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2.5배 급증했다. 창사 이래 최대 호황을 이끌어낸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51 · 사진)을 22일 경기도 광주 본사에서 만났다. 그는 "작년에 비해 올해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는데,내년에도 올해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1년 새 매출 2.5배↑,영업이익 3.5배↑

올 들어 주성엔지니어링의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다. 작년에 매출 1701억원,영업이익 144억원을 올린 이 회사는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012억원,누적 영업이익 352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까지 합한 예상 실적은 매출 4200억원,영업이익 520억원.1년 전에 비해 매출은 2.5배,영업이익은 3.5배나 늘어난 셈이다. 실적 호조를 이끈 견인차는 태양광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한국철강과 신성홀딩스 등 국내 업체에 박막형 · 결정형 태양광 장비를 공급한 데 이어 올해는 프랑스와 중국 업체와도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황 사장은 "연말 기준으로 보면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약 2000억원)을 태양광 장비 부문에서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턴키(turn-key) 형태로 공급하는 태양광 장비는 1GW급 가격이 1조원,100㎿급 가격이 1000억원에 달한다"며 "올해 1대분을 공급한 데 이어 내년에도 3~4대분 이상을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반도체,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은 특정 업체들끼리 짝을 이뤄 장비를 개발하려는 폐쇄성이 강하지만 태양광은 기술력과 경쟁력만 있으면 어떤 고객에게든 장비를 팔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우리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3년 뒤 매출 2조원짜리 회사 될 것"

주성엔지니어링은 내년 이후에도 반도체 · LCD · 태양광 등 3대 사업부문을 주축으로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황 사장은 "반도체 시장이 공급과잉 우려가 있지만 50나노,40나노 이하 첨단 공정 도입에 따른 반도체 장비 수요는 계속 있을 것"이라며 "LCD 장비도 올해보다 수요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양광 장비 수요는 향후 3년 정도 계속 호황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를 비롯해 중국 등지의 신생업체들이 급격히 늘 것이란 점에서다. 그는 "기존 증착 · 에칭장비 외에 태양광용 패터닝장비도 개발하고 있다"며 "태양광 장비 분야에는 독일 센트로섬,스웨덴 올리콘,일본 ULVAC 등 쟁쟁한 회사들이 많지만 기술력과 성능 면에서 우리가 가장 앞선다"고 설명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 LCD · 태양광 등 3개 사업부문에 더해 올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용 증착장비인 MOCVD를 개발해 몇몇 고객사들에 공급을 시작했다. 황 사장은 추가로 생산라인을 늘릴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국내에는 앞으로 공장을 더 지을 생각이 없다"며 "대신 해외에 공장을 짓는 건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증설 후보지로는 "시장 수요가 많은 중국 등지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실적에 대해선 "내년에는 올해 대비 50% 이상의 매출을 충분히 올릴 자신이 있다"며 "3년 뒤에는 매출 2조원을 올리는 회사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부문 중에선 태양광 장비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는 "3년 뒤에는 전 세계 태양광 장비 시장의 30~40%를 주성엔지니어링이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경기)=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