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나빠져야 환경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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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글로벌 경제위기 직격탄글로벌 경기침체로 지난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었다고 AP통신이 22일 보도했다. AP는 영국의 과학 학술전문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의 국제연구팀이 이날 발표한 논문을 인용,지난해 이산화탄소 총 배출량이 308억t으로 전년 대비 1.3% 줄었다고 전했다.
CO₂배출 10년來 첫 감소
연구팀은 지난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로 세계 경제위기를 꼽았다. 각국 화석연료 등의 소비량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계산한 결과,일본이 11.8%,영국 8.6%,러시아 8.4%,독일 7%,미국 6.9% 순으로 줄었으며 전 세계적으로 1.3% 감소했다. 반면 비교적 경제 위기의 타격을 덜 받은 신흥국들인 한국과 중국,인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오히려 전년 대비 1.4%,8%,6.2%씩 증가했다. 연구에 참여했던 피에르 프라이들링스테인 영국 엑서터대 교수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산화탄소 감소 등 환경 오염을 줄이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라며 "경기침체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사람들이 자동차와 비행기를 덜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기침체가 언제나 나쁘지만은 않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해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폭(1.3%)은 당초 예상치(2.8%)의 절반 수준이라고 AP는 전했다. AP는 "비록 지난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년에 비해 1.3% 줄었지만 1년 중 나흘치가량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은 수준의 미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다시 예년 수준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