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초대형 A380기, 지방 공항엔 못 내린다는데…

'하늘의 특급호텔'이라고 불리는 초대형 항공기인 A380(547석) 기종이 유사시 비상착륙할 만한 크기의 지방공항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은 A380 기종을 받아들일 수 있으나 수도권에서 기상이변 등이 발생할 경우 회항할 공항이 국내에 없다는 것.

22일 한국공항공사와 대한항공에 따르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최근 김포공항 외에 제주, 김해, 무안, 청주공항 등 지방공항은 A380같은 초대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기준에 미달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에는 현재 아랍에미리트가 A380을 취항시켰고 대한항공도 연차적으로 A380 10대를 들여올 계획이다. 하지만 수도권에 위치한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이 폐쇄될 경우 국내엔 갈 곳이 없다. 이 때문에 A380기는 중국과 일본으로 회항할 수밖에 없게 됐다.

A380과 같은 초대형 항공기가 이착륙하려면 활주로 길이 최대 3350m,폭 60m가 확보돼야 한다. 또 주기장(항공기 주차장)의 가로 세로 폭은 80m 이상,항공기 이동 도로인 유도로의 폭은 25m 이상,활주로 포장강도는 약 67RB(콘크리트기준) 이상이 돼야 한다.

김포공항은 이 기준에 적합하다. 김포공항은 활주로 길이 3600m,주기장 폭이 80m이며 지난해 초대형 예비 주기장도 확보해 놓았다. 그러나 대표적인 국내 공항인 김해공항은 활주로 길이 3200m,유도로 25m,포장강도 55RB 수준으로 기준에 미달된다. 시설을 대폭 보완해야 초대형 항공기의 회항이 가능하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국내 지방공항은 건설 당시 최대 항공기를 747보잉기 수준으로 보고 건립했기 때문에 초대형 A380 회항공항이 되기 위해선 활주로 재포장과 주기장 확장 등 시설공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항공업계에선 A380 등 대형항공기 도입을 감안,국내 공항의 시설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해왔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