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린도 그룹, 7조 탄소배출권 확보

印尼 20위권 한국계 기업
세계 최대 규모…MOU 체결
인도네시아의 재계 20위권 한국계 기업인 코린도그룹이 최대 7조원 규모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했다. 지금껏 거래된 탄소배출권 사업 중 세계 최대 규모다.

22일 코린도그룹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8일 인도네시아 정부와 벌목방지 탄소배출권(REDD)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탄소배출권은 인도네시아 · 브라질처럼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흡수할 산림자원이 풍부한 국가나 온실가스 배출을 대량 감축한 기업에 유엔이 부여하는 권리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의무 감축국에 돈을 받고 팔 수 있다. 한국은 아직 의무감축 국가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2013년 지정이 확실시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계 민간 기업이 인도네시아의 탄소배출권 개발 사업을 따냈다는 점에서 앞으로 한국이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기가 훨씬 쉬워졌다"며 "한국에도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코린도그룹은 이번에 인도네시아 국영 영림공사와 나무를 많이 심거나 벌목을 하지 않으면 가치(포인트)가 발생하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이에 따라 코린도그룹은 인도네시아 정부 소유의 120만㏊ 산림에서 올해부터 2035년까지 25년간 조림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산림 1㏊에서 연간 최대 10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20만㏊ 산림은 연간 1200만t 규모의 탄소배출권과 맞먹는 셈이다.

현재 탄소배출권은 이산화탄소 1t에 2만3000원가량에 거래되고 있으므로 25년간 발생하는 가치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7조원 규모다. 현재까지 진행돼 온 탄소배출권 사업 가운데 최대다.

코린도그룹은 한국인 승은호 회장이 1969년 인도네시아에서 창업한 해외조림 전문기업으로 제지공장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산림의 탄소흡수량 기준으로 브라질(13억7000만t)을 제치고 세계 최대(25억t) 국가다. 세계 각국은 이곳에서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