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증시 잔혹사…옵션만기·北도발 펀치에 휘청

11월 주식시장이 두 방의 펀치를 제대로 얻어맞고 있다. 옵션만기 쇼크가 가시기도 전에 북한의 도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졌다.

유럽발 악재와 중국의 금리인상이 기본적인 악재로 깔려 있는 상황에서 맞은 강펀치라 시장은 더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그러나 학습효과에 따른 저가매수 세력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코스피지수가 1970선까지 수직상승하며 매수 기회를 놓쳤던 투자자들은 환율 상승과 지수 급락을 주식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고 있다. 시장도 대기 매수세에 힘입어 빠른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11월은 잔인한 달…그러나 회복도 빨랐다

11월은 유독 시장이 출렁거렸다. 그것도 두번이나 예상치 못한 변수에 당했다. 그래서 시장의 충격이 컸지만 상대적으로 회복도 빨랐다.코스피지수는 11월 옵션만기일 외국인 매물 폭탄을 맞으며 연고점 1970선에서 17일 장중 1870선까지 100포인트 가량의 변동성을 보였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22일 코스피는 1940선 위로 다시 올라서며 우상향으로 방향을 트는 듯했다.

그러나 23일 장 마감 직전 북한의 연평도 공격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또 증시를 뒤흔들었다. 현물시장보다 마감이 15분 늦은 선물시장은 고스란히 악재를 반영하며 장 막판 급락세를 보였다.역외환율도 급등하면서 금융시장도 요동을 쳤다.

24일 코스피지수는 45포인트나 급락 출발하며 북한 리스크를 반영했다. 그러나 외국인도 떠나지 않고 기관까지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1910선 위로 빠르게 낙폭을 회복하고 있다.

과거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학습효과가 톡톡히 발휘되는 모습이다.최운선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고 가격의 급변동이 발생하는 흐름도 있었지만 평균적으로 볼 때 사건 발생일 이후 평균 3일째(D+3)종가는 발생일 전일 종가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발생하는 하락 변동성을 역이용해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11월 시장은 지수 변동폭만큼 투자 심리의 기복도 컸고 혼란스러웠지만 1910선에서 시작한 지수는 1910선으로 다시 제자리를 찾고 있는 모습이다.

◆12월은 행복할까?

시장의 체력이 예상보다 튼튼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지 않고 있다.

여기다 북한 돌발 악재로 잊혀졌던 26일(블랙프라이데이) 모멘텀은 시장에 남아 있다.

11월에 등장한 유로존 재정위기 이슈와 중국 출구전략 악재가 지나갔지만 조정 기간은 제한적이고 짧으면서 시장은 테스트를 잘 이겨냈다. 이런 불확시성 완화는 유동성 랠리에 힘을 실어줬다는 점에서 단기 악재의 극복과정은 산타랠리를 기대하게끔 하고 있다.

11월 두번의 큰 돌발 악재에 대한 강한 내성은 내년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11월 유동성랠리의 달고 쓴 맛을 본 주식시장의 연말 장세는 화려함 보다는 차분함이 압도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중 고점 수준에 위치한 주식시장 상황과 펀더멘털 모멘텀 약화 가능성은 연말랠리에 대한 기대보다 신중하고 차분한 투자심리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김 연구원은 "11월 옵션만기일에 대한 데자뷰는 12월 선물옵션동시만기일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4분기 이익모멘텀 약화 가능성을 감안하면 12월 주식시장은 조정위험이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연말 조정가능성은 2011년 주식시장을 대비해 최적의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