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담비는 식물 종자 운반 역할”

[한경속보]멸종위기 Ⅱ급 동물인 담비가 체구에 비해 행동반경이 넓고 배설을 통해 식물의 종자 분산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지리산 등에서 담비 2마리(몸무게2.3㎏,2.5㎏)에 무선추적용 발신기를 달아 생태적 특성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행동반경이 각각 59.1㎢, 23.6㎢로 체구가 비슷한 삵(3.7㎢),오소리(1.2㎢),너구리(0.8㎢)의 최대 70배 수준으로 파악됐다고 24일 밝혔다.이는 지리산 반달가슴곰(24∼200㎢)과 러시아 표범 암컷(33~62㎢) 등 대형 동물의 행동권에 맞먹는 수준이다. 또 담비가 육식성 동물이지만 다래와 버찌처럼 과즙이 많은 열매가 먹이의 37% 가량을 차지해 배설을 통해 이들 식물의 씨앗을 넓은 지역에 퍼뜨리는 것으로 조사됐다.담비는 열매 등의 먹이를 한번 먹고서는 4.6㎞거리를 이동하면서 평균 12회에 나눠 배설했다.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담비가 낮에 주로 활동하기 때문에 서식지 안에 사람이 자주 드나들면 안정적으로 생활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를 고려할 때 담비는 보존이 잘된 산림생태계의 지표종으로서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