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2) 주인 바뀌는 외환은행, 외환ㆍ무역ㆍ기업금융에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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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출자로 1967년 출범43년 역사의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지주에 인수되면서 또 한번 주인이 바뀌게 됐다. 하나금융은 2~3년간 '1지주 2은행' 체제를 유지한 뒤 하나은행에 외환은행을 흡수 통합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의 전신은 한국은행 외환관리과다. 정부의 수출 확대 정책에 따라 외환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은행이 필요했고 한국은행이 100억원을 전액 출자해 1967년 외환은행을 출범시켰다. 1989년 한국외환은행법 폐지와 함께 일반 시중은행으로 전환했지만 외국환 전문은행으로서의 전통은 꾸준히 이어졌다. 덕분에 외환은행은 외환 및 무역금융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쌓고 우수한 인적자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40여년간 국내 은행사에 남긴 발자취도 많다. 신용카드 업무,온라인 보통예금 등은 외환은행이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서비스다. 현대자동차그룹 현대그룹 현대건설 하이닉스 등을 주거래 기업으로 두고 있을 정도로 기업금융에도 강점이 있다.
하지만 외환위기 여파로 1999년 최대주주가 한은에서 독일 코메르츠방크로 바뀌며 외환은행의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코메르츠방크는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외환은행 지분 3억2585만1715주를 1조3833억원에 넘겼고 론스타는 2005년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외환은행 지분을 되팔기 위해 국내외 금융회사들과 접촉했다.
2006년 국민은행이 하나은행과 싱가포르 DBS를 제치고 외환은행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지분인수 계약까지 맺었지만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끝나지 않아 계약 대금을 치르지 못하면서 론스타가 계약을 파기했다. 2007년에는 HSBC가 론스타와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번에는 금융당국이 검찰 수사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매각승인심사 결과를 지연시키면서 HSBC 측이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론스타는 투자금 회수가 목적이기 때문에 은행의 장기적 성장보다는 단기 실적 위주로 경영계획을 짤 수밖에 없었고 수차례 매각이 무산되며 결과적으로 본의 아니게 7년이나 최대주주로 있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