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뭘 사면 좋겠냐" 타진…빠르게 반등하자 주춤

北, 연평도 도발에 매수 주체들 '엇갈린 행보'

입맛 다신 외국인

"장 초반 급락했던 주가가 너무 빠르게 반등해 외국인은 매수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관망하는 모습이었습니다. "

외국인 대상 영업 베테랑인 김재범 JP모간 주식영업본부장은 "한국에 오래 투자한 외국인은 북한 이슈가 일시적인 하락 요인이어서 조정받을 때 매수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밤 사이 유럽과 미국 증시가 순차적으로 크게 하락하고,해외 거래소에 상장된 국내 회사들의 주식예탁증서(DR)값이 4~5%씩 급락했지만 우려했던 '패닉 셀링(공포심에 따른 매도세)'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설명이다. 하지만 외국인이 자신있게 사들어가는 모습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김 본부장은 "향후 전개 양상을 지켜볼 필요가 있어 주가가 오르자 오히려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이날 외국인 매수세가 일부 종목에만 국한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하루 전 시간외거래에서 2000억원 가까이를 순매수한 것과 달리 이날은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장중 내내 '사자' 움직임을 이어가긴 했지만 매수 규모는 492억원에 그쳤다. 하나금융(466억원) KB금융(404억원) 등 금융지주사와 한전 포스코 등 대형주 위주로 사들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안승원 UBS증권 주식영업부 전무는 개장 전 "뉴욕에서 거래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코리아인덱스ETF가 5% 넘게 급락하는 등 일시적으로 경계심이 높아진 게 사실"이라며 "다만 일부 외국인은 정보기술(IT)주 등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사자 주문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매수 규모가 크지 않지만 장기 투자하는 외국인 자금이 많다는 점은 주목거리다. 김주현 우리투자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팀장은 "전날 시간외거래로 주식을 산 곳은 헤지펀드 등 '패스트머니'인 반면 이날 매수 주문은 대부분 롱펀드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상욱 크레디트스위스 주식부 상무는 "외국인이 이번 사태를 과거에 비해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뭘 사야 하냐고 묻는 등 매수 기회를 타진하는 쪽이 더 많다"고 전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