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도발] 北 '핵+미사일+국지적 공격' 3중 위협…도발수위 높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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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의 후속카드 촉각
"서해에 불씨 심은 건 미국"…北, 유엔사 장성급회담 거부
"南 해상침범·포사격 땐 2,3차 보복타격 가할 것" 전군에 비상경계 태세 하달
서해 한·미 연합훈련 기간 중 추가도발 가능성 높아
북한이 연평도 도발 이후 남측을 향한 위협을 멈추지 않고 있다.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는 25일 "남조선이 또 군사적 도발을 하면 주저없이 2차,3차로 물리적 보복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유엔군사령부가 제의한 '북한군-유엔사 장성급회담'도 거부했다. 국내외 전문가들도 한국과 미국이 오는 28일부터 항공모함을 동원,서해에서 연합훈련을 하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위협하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는 유엔사 장성급회담 제의를 거부하는 내용의 통지문에서 "벌어진 사태는 정전협정의 위반자가 남조선이고,서해에 분쟁의 불씨를 심은 것은 미국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군이 조선반도의 긴장 완화를 바란다면 남조선이 '북방한계선(NLL)' 고수를 위해 해상 침범과 포 사격 같은 군사적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후 추가 도발을 예고했다.
북한은 연평도를 공격한 날 전군에 '비상경계태세 2호'를 발령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이 방송은 북한군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연평도에 포격을 가한 지난 23일 북한은 비상경계 태세를 갖추라는 총참모부 전신지시문을 전군에 하달했다"며 "모든 부대에 진지사수를,출장 나갔던 군인들에게는 귀대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추가 도발, 어떤 형태 될까
북한의 추가 도발이 어떤 형식이 될지도 관심사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연평도 공격은 후계 구도를 정착시키고 한반도 상황을 주도하려는 목적이 있다"며 "추가 도발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보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 지역에서 추가 도발도 예상되지만,우리의 관심이 온통 서해에 쏠려 있는 동안 제3의 지역에서 국지적 공격을 해올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서해상에서 우리 전력이 대폭 강화됨에 따라 다른 지역에서 치고 빠지기식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에 사용되는 원심분리기를 직접 공개한 만큼 핵무기 개발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대북 압박이 거세지면 북한이 3차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이 "북한이 수개월 내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중거리 미사일인 '무수단'의 실험 발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면서 이 같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는 북한이 '핵+미사일+국지 도발'등 3중 카드를 동원해 압박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지만 북한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고,북에 가장 위협적인 미국의 항공모함이 서해에 오는 만큼 당분간 사태를 관망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