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제일모직…AMOLED·태양광 소재 사업 내년부터 가시화

제일모직은 일반인들에게 의류브랜드 '빈폴'로 잘 알려진 삼성그룹 계열사다. 현재는 화학부문이 전체 매출의 45.3%를 차지하고 있고 전자재료(매출 비중 28.5%)와 패션(26.2%)이 뒤를 잇고 있다.

제일모직은 올해 초 5만원대에 불과하던 주가가 두 배 가까이로 뛰었다.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24일까지 99% 넘게 올라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후 최근 불안한 시장의 영향으로 소폭 조정을 받았다.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92.92% 뛰어 전체 삼성그룹주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제일모직이 삼성그룹의 유일한 전자재료업체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등 그룹 정보기술(IT) 계열사의 시장점유율 확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등의 신규사업 진출이 기대되는 내년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재고 조정이 이어지고 있고 연말 성과급 등 일회성비용이 늘어나면서 4분기 실적 둔화 우려가 있지만 이를 분할 매수 시점으로 고려하라는 의견도 나왔다.

화학 · 패션 부문이 공존하고 있어 그동안 제일모직 주가가 전문소재 업체들보다 다소 할인을 받았지만 내년에 태양광 · AMOLED 소재 사업이 가시화되면 주가 재평가 과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김영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AMOLED 핵심 재료의 많은 부분을 일본과 미국 소재업체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소재 국산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며 "삼성그룹의 AMOLED 소재 내재화 전략의 중심은 제일모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자재료 부문의 높은 성장이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4분기 실적이 바닥일 가능성이 높아 조정 시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둘째딸인 이서현씨가 제일모직의 전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3세경영에 따른 그룹 재편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황유식 SK증권 연구원은 "기존 사업 부문 실적의 반등과 신규 사업의 성장성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