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도발] 개성공단 물품 반출입 일부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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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한 연평도정부는 '개성공단 전면 통행제한'을 완화해 '인원 출입과 물품의 제한적 반출 · 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원부자재 재고물량이 이미 바닥을 드러낸 데다 여전히 출입 인원,물자가 제한적이어서 입주업체들은 생산 차질이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 방북인원 규제도 완화
입주 기업 "재고 바닥나 위기"
통일부 관계자는 28일 "개성공단 완제품의 국내 반입과 원부자재 반출,인원 방북을 29일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 · 출입은 입주기업 소유 차량 대신 현대택배,대한통운 등의 택배사 화물차를 통해 49대분만 우선 시행하도록 했다. 평소 개성공단 운송량이 300대 규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출입 가능 인원은 65명으로 역시 하루 평균 출입 인원의 6~7분의 1 수준이다. 앞서 정부는 연평도 포격 다음 날인 24일 개성공단 출입을 전면 금지했으며,26일엔 식자재와 난방용 유류품 등의 출입만 허용했었다. 통일부가 '전면 통행제한'에서 '물품의 제한적 허용'으로 입장을 바꾼 것은 입주기업 원부자재 재고가 소진되면서 공단이 가동 중단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에 따르면 입주기업들의 평균 원부자재 재고량은 5일분이다. 평일 기준으로 30일이면 재고가 바닥나게 된다.
정부의 완제품 반출(국내 반입)과 원부자재 반입 허용으로 당장 거래처와의 거래 중단,생산라인 정지 등의 파국은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일부 규모에 한해서만 반출 · 입을 허용해 생산차질은 계속될 전망이다.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관계자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절반 이상이 가동률 50%를 밑돈다고 설명했다. 정기석 SNG 대표는 "지난해 키리졸브 한 · 미 합동군사훈련을 빌미로 북한이 시차를 두고 1~2일씩 두 차례 출입을 막은 적은 있지만 이처럼 통행제한이 5일 넘게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유 · 출입 인원이 크게 줄어든 점도 업체들의 경영난을 키우고 있다. 인력통행이 막히다 보니 생산 · 품질관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옥성석 나인모드 사장은 "당초 23일 체류인원이 빠져나오고 24일 새로운 인력이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연평도 포격으로 출입이 제한돼 한 명도 개성공단에 남지 못했다"며 "서울에서 전화를 통해 북한 근로자들에게 지시를 내려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가동률은 50%에도 못미친다"고 지적했다.
입주기업협회에 따르면 남한 측 체류직원이 한 명도 없는 회사가 15곳에 이른다. 업체들은 무엇보다 생산차질이 이어지면서 거래처와의 신뢰관계가 훼손되고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한 신발 제조업체 대표는 "납품 지체 때문에 거래처에 배상금을 물거나 거래처가 신규 발주를 줄이는 일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고경봉/장진모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