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술 홍콩시장 싹슬이

[한경속보]중국 미술의 강세 현상이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재확인됐다.

홍콩 크리스티가 홍콩 컨벤션전시센터에서 27일 밤(현지시간) 실시한 ‘아시아 근·현대 미술’ 경매 이브닝 세일에서 중국 작가 싼위(1901~1966)의 ‘푸른 화병에 심은 국화’가 5330만 홍콩달러(약 79억원)에 팔려 자신의 경매 낙찰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이브닝 세일은 출품작 중 고가의 대표작을 따로 모은 경매로 중국과 일본,인도 작품 44점 중 37점이 팔려 낙찰률 84%,낙찰총액 2억8125만 홍콩달러(417억원)를 기록했다.

이번 경매에서는 중국 근ㆍ현대미술의 강세가 두드러졌다.낙찰작 37점 중 낙찰액 상위 10점이 모두 중국 작가의 작품이며,이들의 총 낙찰액은 1억8000만 홍콩달러(267억원)로 전체 낙찰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또 싼위 외에도 왕광이,잔왕,마오쉬후이 등 중국 작가 5명이 본인의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이른바 ‘중국 미술 4대 천왕’ 중 한 명인 정판즈의 ‘마스크’ 시리즈 한 점도 추정가의 두 배에 가까운 3090만 홍콩달러(45억원)에 팔렸다.우관중의 작품은 추정가(900만~1200만홍콩달러)보다 높은 1419만 홍콩달러,자오우키의 작품은 추정가보다 두 배 정도 치솟은 1858만 홍콩달러에 각각 새 주인을 찾아갔다.

유럽인이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 마오쉬후이의 작품(1186만 홍콩달러)을 제외하고는 모두 아시아인에게 낙찰돼 중국인의 자국 미술품 구매 열풍이 계속됐다.하지만 차이 쿼창의 가로 32m 세로 3m 크기의 ‘외계인을 위한 프로젝트’는 시작가 2000만 홍콩달러에 경매됐으나 유찰돼 최고가 기록 경신에 실패했다. 경매 현장을 지켜본 배혜경 홍콩크리스티 한국사무소장은 “중국의 20세기 및 컨템포러리 미술 시장이 꾸준하다는것과 아시아의 구매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